[시론-김철수] 과거사 극복할 대통령 기사의 사진

과거사 문제로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들이 격돌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와 야권 후보들은 박근혜 후보의 5·16 발언을 두고 국가관이 의심된다고 했고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면 독재자가 될 것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5·16은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발언하면서 5·16의 평가는 역사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당내 비박 주자들은 퇴행적 역사관을 가졌다고 비난 공격했다.

5·16은 민주 헌정질서를 군사력으로 전복한 쿠데타였다. 그 당시에도 5·16은 국가긴급구제(國家緊急救濟)였다는 학자가 있었고, “올 것이 왔다”고 윤보선 대통령은 말했으며, 장준하 선생도 불가피한 정변으로 인정했었다. 4·19 이후 5·16에 이르는 민주당 정권이 국가안보와 질서유지 능력이 없어서 외세가 군사쿠데타를 지시했다는 추측까지 있었다. 사실 군사정변은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에서 비롯된 것이다. 군사정변 때문에 이씨 조선을 부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5·16은 이미 역사로 된 것이다.

소위 민주진보세력들은 집권 시에 역사바로세우기운동을 벌여 친일파의 과거를 캐고 그 후예들의 재산까지 몰수했다. 4·3사건을 민주화운동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구국운동으로 명예회복을 시켰고 광복 후의 공산주의 운동가를 민주운동 영웅으로 만들어 금전보상까지 해주었다. 그 결과 희생된 군경 유가족과 일부 호구지책으로 일제 때 관료를 지낸 유가족들의 반감이 컸으며 국민이 분열되었다. 또 1%의 가진 사람과 99%의 가지지 않는 사람을 구분하여 국민을 분열시키고 친미 성향자를 적으로 만들었다. 자기들은 0.1%에 속하면서 국민을 기망했던 것이다.

친노파들의 역사 바로세우기가 성공했다면 민주당은 집권을 계속했을 텐데 국민은 현명하여 친노파를 폐족으로 만들었다. 조경태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람이라는 막말까지 하고 있다. 친인척 비리를 막아야 했던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 관리를 잘못해 노 전 대통령을 사지에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과거사만 가지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것이다. 대통령비서실장을 했던 경륜과 퍼스트레이디를 했던 경험 중 어느 것이 더 옳았느냐고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가 되어야 하고 추구할 정책은 어떤가를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은 일률적으로 복지 증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에 필요한 재원 조달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으로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가 재정위기에 몰려 국가파산 위기에 있으며, 복지 포퓰리즘을 내세워 당선된 일본 민주당이 야당과 연합해 증세안을 통과시키고 있는데 우리 대선 후보들은 신기루만을 잡으려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제 경제위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미·중의 경쟁적인 아시아정책 때문에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있다. 이때 대선 주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한·미 동맹의 견고화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러시아와의 경협 강화 등이다.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북한에 대한 퍼주기를 공인하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말에 10·4공동선언으로 경제 원조를 약속하지 않았다면 북한이 약속 위반을 이유로 남북관계를 이렇게까지 파괴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과연 50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10·4공동선언을 실천하는 데 국민이 동의할지도 생각하고 북한의 정치 장래도 생각하면서 남북 문제를 제안해야 한다. 재원도 없이 북한에 선심공약을 하는 것이 과연 남북관계 복원에 도움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과거사 때문에 다시 국민 분열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 이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은 화해를 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을 용서하고 박정희기념관을 건립한 것을 귀감으로 삼아 대선 주자들은 과거사 집착을 버리고 국민통합에 전력을 다해야 하겠다.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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