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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북한, 눈에 띄는 변화 바람… 노동신문 1면 절반이 경제기사


북한이 ‘김정은식(式)’ 경제개혁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1면이 ‘경제면’으로 탈바꿈하는 등 개혁을 위한 예열 작업으로 해석될 사례도 눈에 띈다. 집단농장 해체를 비롯한 개혁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지만, 북한 경제의 변화는 대세로 자리 잡히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 경제개혁 위한 시동 거나=올 1∼3월 노동신문 기사를 정치, 경제 등 7개 분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전체 기사 중 경제기사 비중이 1월 132꼭지, 2월 141꼭지, 3월 233꼭지로 갈수록 증가했다. 1∼3월 경제기사 분량이 모두 506꼭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9꼭지에 비해 늘어났다. 최근 1면에는 경제면 기사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석탄증산 투쟁 성과(10일자), 새로운 가스발생로 조작방법 도입(17일자), 철강재 증산 투쟁 소식(18일자) 등이 실렸다. 특히 17일자 1면은 기사 8꼭지 중 경제기사가 4꼭지로 전체 지면의 절반을 차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북한매체를 인용해 정리한 ‘2011∼2012년 최영림 총리 공개활동’ 자료에 따르면 경제 총책임자격인 최 총리가 올해 상반기 경제현장을 방문한 횟수는 47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20회)의 배를 넘었다.

주펑(朱鋒)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23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북·중 변경지역에 중국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합법적인 자유시장을 적극적으로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김 위원장 사망 전후로 경제개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지 나흘 만인 지난해 12월 17일 북한이 ‘국상(國喪)’ 기간에도 무려 7개의 외국인 투자 관련 법령을 개정한 점, 김 1위원장이 4·27 담화에서 인터넷 이용 권장을 재차 강조한 것 등이 그 근거다. 정 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지금은 총알보다 식량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며 “김정은 시대의 북한체제 개혁·개방 의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것이 최근 사례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충격 요법 나올까=북한은 2002년 7월 기업 자율권 확대 등 시장경제 요소를 담은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내놓았지만 군부 반발로 흐지부지됐다. 1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이 내놓을 개혁이 그때보다 강도가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1위원장이 집단농장을 해체해 가족단위 영농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경제개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의 새로운 통치자 자리에 오른 지 7개월 지난 김 1위원장과 측근들은 이를 위한 모종의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 프로스터 미국 워싱턴대 법학과 명예교수가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밝혔다.

프로스터 교수는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정부 내 한 고위급 특별위원회가 올 늦여름까지 농업 분야 개혁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현재 고려 중인 세 가지 방안을 열거하면서 이는 중국이 과거 채택했던 모델들이라고 소개했다. 그 가운데 첫째로 집단농장을 해체한 뒤 개별 가구와 생산 계약을 맺는 방식을 생산성 증대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꼽았다. 1970년대 말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이 도입한 제도다. 둘째 방식은 중국이 1958년부터 62년까지 소위 대약진운동 기간 중 그랬던 것처럼, 집단농장 체제는 그대로 두되 생산과 분배에 있어서 다양한 개혁을 실시하는 것이다. 셋째는 대규모 집단농장을 작은 마을 단위 소규모 농장으로 분할하는 방식이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협동농장의 분조 규모 축소를 골자로 한 농업개혁을 포함해 서비스·무역, 시장, 외자유치, 금융 등 5개 부문에 대한 개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개방적인 조항들로 채워져 있는 북한 헌법 전면 수정, 약탈 경제 해소를 위한 군부 반발세력 무마 등으로 인해 김정은식 경제개혁이 모습을 드러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이성규 기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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