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권상희] 선거철, 미디어가 걱정이다 기사의 사진

선거철이 되면서 언론이 중앙무대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TV 시청 190분, 인터넷 사용 100분, 라디오청취 71분으로 거의 6시간 정도 언론에 노출되어 산다. 선거에서 정책보다 언론 선전이 더 중요해지고, 국정 평가도 지도자의 평판도 언론이 결정하는 시대이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사람이 먼저다’ ‘정직한 농부 대통령’ ‘저녁이 있는 삶’ 등 대선 슬로건은 말잔치의 시작이다. 인터넷 소셜 미디어는 모든 국민, 세대가 언론 활동을 하고 여론 접점에서 활동한다. 하버마스가 이야기하는 공론장과 여론의 다양성이 넓어진 반면 그 품질과 진정성은 떨어지고, 선동성은 강해진 것이다.

요즘 언론은 전문성이 취약하다. 전문성이 약한 언론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여론에 편승하여 틀(frame)을 만드는 데 열심이다. 소위 적대적 미디어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를테면 언론 활동을 양극화로 몰고 가서 논쟁적 이슈를 적대적 매체 지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언론의 양극화와 수용자의 적대적 미디어 지각현상은 언론의 불신을 넘어 사회 담론 형성의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만든다.

적대적 언론 효과는 여론과 이슈에 관여된 국민들이 특정이슈에 대한 언론 보도가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믿는 현상을 말한다. 중립적이거나 별다른 의견이 없는 사람이 볼 때 충분히 공정하고 균형 잡힌 보도기사조차도, 특정 입장 지지자들에게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믿는 것이다.

언론 기사가 편향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편향되지 않은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주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여론의 흐름을 파악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이념, 사회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 때문에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소위 같은 그룹 내에서 만들어진 대인관계의 현실은 편향성에 대한 왜곡된 기준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여론 활동이 활발한 사람일수록 언론의 적대적 편향이 크다는 연구결과이다.

이는 우리 언론이 이슈를 심층보도나 전문적인 보도보다는 여론에 편승하는 일화중심보도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언론사들은 계급적 반국가적 성향의 기사를 통해 사회적 갈등에 편승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념적인 대결이 강한 선거시즌에는 당파성이 강해지면서 공정성과 전문성이 약화되고 저널리스트가 가져야 하는 사실을 중시하는 활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실과 객관이 이념보다 강하다는 원칙이 무너졌다.

수용자들은 오랫동안 흑백의 이념에서 한쪽을 판단해야 하는 언론 소비를 해오면서 적대적 미디어 처리를 하는 일상을 겪는다. 이러한 경향은 특정 언론이 자신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이는 편파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초기의 지각된 편향은 편향된 지각으로 나타나고 있다.

탄핵방송, 천안함 폭침, 광우병,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나타난 언론은 선동역할을 한 것이다. 적대적 미디어효과를 증폭시킨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념과 진보보수의 편 가르기는 편향된 뉴스 소비를 가져오는 경향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좋은 독자가 좋은 언론을 만든다. 이념에 함몰되어서는 세계가 돌아가는 현실을 직시할 수 없다. 우리 언론을 봐서 세계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언론과 정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까다로워져야 한다. 까다로운 소비자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언론교육을 강화하고 선동언론과 좋은 언론을 판단하는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언론은 공론장의 핵심이다. 이 공론장의 모양새가 언론의 모양새를 결정한다. 인식의 혁신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권상희(성균관대 교수·신문방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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