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어번 하이브’] 벌집 혹은 숨구멍 기사의 사진

이 건물, 주목도가 높다. 지름 105㎝, 두께 40㎝짜리 구멍이 3371개 뚫려 있다. 처음엔 가림막인 줄 알았으나 공사가 끝나도 그대로였다. 그게 외벽이었다. 서울 논현동 교보 사거리에 자리잡은 오피스빌딩 ‘어번 하이브(Urban Hive)’ 이야기다. 강남의 숨구멍이라는 사람도 있고, 이름에 걸맞게 벌처럼 열심히 일하는 곳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건물의 특징은 공법에서 나왔다. 건축가 김인철은 철골 기둥을 세우고 유리를 붙이는 커튼월(curtain wall) 방식을 버리고 콘크리트 벽 자체를 기둥으로 삼은 건물을 시도했다. 이때 철골을 대각선으로 이으면서 생긴 빈 공간을 원으로 처리했다. 치즈를 잘라낸 듯한 삼각형 출입구도 재미있다.

또 하나 칭찬받을 일은 간판을 버린 점이다. 건축미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다. 주인으로서는 간판 노출의 유혹이 클 법한데, 절제력을 발휘했다. 건물 이름은 바닥 쪽에 조그맣게, 1층 카페 역시 최소한의 표시만 했다. ‘욕망의 덩어리’ 강남이 스스로 표정을 바꾸어가고 있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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