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크교도가 미국에서 총기난사의 표적이 됐을까.

외신들은 이들의 겉모습이 무슬림과 비슷하기 때문에 희생양이 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시크교도들은 종교적 전통에 따라 머리카락과 수염을 자르지 않는다. 외출할 때 터번을 두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무슬림으로 오해한다는 것.

시크교도들은 특히 9·11 테러가 발생한 이후 증오범죄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왔다.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면서 ‘비슷하게 생긴’ 시크교도들에게 불똥이 튄 것이다.

올해 버지니아주에 사는 한 시크교 가족은 “미국을 떠나지 않으면 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시크교 사원을 파괴하겠다”는 협박 편지를 받았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는 시크교도 2명이 길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기 일쑤다.

이들에 대한 범죄가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지난 4월 미 하원의원 92명이 에릭 홀더 법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시크교도에 대한 증오범죄 사례 수집에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시크교 발상지인 인도의 정치 지도자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성명을 통해 “큰 충격을 받았고 매우 슬프다”면서 “무분별한 폭력 행위의 표적이 종교의식을 치르는 곳이라는 점이 특히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만프리트 싱 바달 펀자브인민당 당수는 “(범인이) 정체성을 오인해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매우 슬픈 일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에게 시크교도의 문화와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시크교는 15세기 인도 북부에서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융합돼 탄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2000만명이 넘는 신자를 거느린 세계 5대 종교로 미국 내 시크교도는 50만∼7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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