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대국 한국은 지금] 젊은 손이 없다… 선교사 청년 지원자 갈수록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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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선교 열정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128년 전인 1884년, 선교사들에게 복음을 받은 우리 선조들은 이후 28년 만인 1912년 중국 산둥 지역에 선교사 파송을 결의했다.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른 선교 행전이었다. 이후에도 한국교회 선교의 역사는 지속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통계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지난해 169개국에 2만3331명의 개신교 선교사를 파송했다. 이는 미국 다음으로 해외선교사 파송을 가장 많이 한 것이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선교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해외선교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다음세대인 청년층의 선교지원자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 장·단기 선교사 지원율 감소가 그 단적인 예다. 대표적인 청년·대학생 선교 동원 대회인 선교한국대회는 2000년 이후 참가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격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 참가자는 2000년 6066명에 달했으나 올해 3390명으로 절반가량인 2676명(44.1%)이 줄었다. 참가 인원이 준 만큼 대회의 목적인 선교사 동원 인원도 감소했다. 1996년부터 2006년까지 3000명대를 유지하던 선교지원자 수가 2010년 2408명, 올해 2141명으로 급감했다.

선교 전문가들은 “‘선교사 해외파송 2위’란 성적에 만족해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작업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추세가 심화되면 젊은 시절부터 수 십 년간 오지에서 선교비전을 실천해 온 50∼60대 노선교사들을 앞으로 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선교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 저하는 선교사의 연령층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원장 문상철)이 작성한 ‘2012년 한국 선교현황-감소와 성숙(Missions from Korea 2012: Slowdown and Maturation)’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파송 선교사 가운데 20대와 30대 비율이 각각 6%와 26.9%로 40대(42.7%), 50대(19.4%)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문 원장은 “파송 선교사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한국교회 성장 정체 등 다양한 요인이 있으나 청년층의 선교사 지원이 감소한 것도 원인”이라며 “평균 연령대가 높아지면 선교현장에서 언어학습이나 현지적응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청년층 선교지원자 감소를 다른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에 비해 절대적인 수는 줄었지만 실질적인 선교지원자는 그다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교한국 이대행 상임위원장은 “지난주 열린 이번 대회 선교지원자 2141명을 살펴보니 ‘가는 선교사’가 1500여명으로 ‘보내는 선교사’보다 3배 정도 많았다”며 “이는 한국교회 안에 다수는 아니지만 선교를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꽤 남아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제 선교한국 대회에 참석한 청년들 중에는 구체적인 선교 정보를 얻으러 온 경우가 많았다. 강하은(19·여)씨는 “아프리카에 관심이 있어 박람회에서 한국불어권선교회 부스를 찾았는데 현지 선교사님께서 선교지를 추천줬다”며 “막연히 장기선교사를 생각했지만 어느 나라로 갈진 정하지 못했는데 박람회를 통해 좋은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청년층의 선교 지원자를 선교사가 아닌 잠재적 선교 자원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장 선교사로 헌신하기보단 전문성을 기른 다음 선교현장에 파송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한국에서 장기선교사로 지원한 신원종(25·여)씨는 “원래 2년만 선교에 헌신하자고 생각했는데 ‘삶이 선교’란 설교를 듣고 장기선교사로 마음을 돌렸다”며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장기선교를 준비해 부르시면 언제든 선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성경이 말하는 선교의 근거는 명확하다. 대위임령(The Great Commandment)으로 불리는 마태복음 28장 18∼20절이 대표적인 예다. 성경 자체가 선교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나님의 선교’의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그의 책에서 “선교는 성경 일부에서만 언급되는 하나의 명령이 아니라 성경 전체로 하나님의 선교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선교는 모든 교회와 성도에게 중요한 사명으로 이해되고 있다.

선교 전문가들은 청년 선교 비전을 확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교회와 선교단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선교운동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직한(청년목회자연합 대표) 선교사는 “청년·대학생들의 선교 열기가 식는 것은 목회자들이 이를 활성화할 의지나 열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교회와 선교가 통합된 ‘선교적 교회’를 실현할 수 있도록 과감히 청년선교 전임 목회자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와 선교단체의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신학대 박영환(선교학) 교수는 “청년들의 선교 열정에 비해 한국교계의 선교열매가 적은 것은 파벌로 나눠 선교운동을 펴기 때문”이라며 “각 교회·교단·선교단체는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버리고 세계선교와 청년선교가 함께 갈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다함께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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