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 과학읽기] (32) 바이오모픽 아트-생명의 근원 기사의 사진

20세기 초 모더니즘 미학을 창조한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과거와 단절된 새로움 자체를 절대적인 가치로 여겼다. 산업화 사회에서 유토피아를 꿈꾸던 그들의 이상적 세계관은 1920∼30년대에 들어 스탈리니즘, 경제대공황, 나치 등에 의해 파괴되었고 형식주의적인 기하추상은 점차 퇴조하게 되었다.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던 과학기술은 자연에 대한 재발견으로 대치돼 바이오모픽 아트가 등장하였다. 생명체의 모양에 기초를 둔 불규칙하고 우연한 형태를 발전시킨 추상미술이 그것으로, 아르프의 조각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청기사’운동,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추상·창조’그룹 운동 등 다양한 미술세계를 거친 화가이자 조각가인 아르프가 종국에 찾은 작품세계로 생명체의 근원인 세포와 유사한 형태를 기본 어휘로 갖는다. 꿈틀거리는 아메바와 같은 그의 형태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마치 유연한 개체로서 자라날 듯 보인다. 거기에선 어떤 역사성도 내러티브도 찾아볼 수 없다. 시간을 초월하는 원초적인 생명체에서 채취한 유기적 형태가 존재할 뿐이다.

바이오모픽 아트는 이성적인 노력으로 무엇을 건설하고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품고 있는 생성의 힘을 모사하고자 한다. 19세기에 발견된 생명체의 기본단위인 세포를 아르프가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는지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생명을 이루는 근원적인 힘에 대한 사유가 그의 작품의 모태였음을 작품이 말해준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