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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송세영] 미션스쿨에 대한 발상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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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스쿨인 서울 명지고가 종교교육을 실시했다가 한 신문으로부터 ‘종교감옥’으로 매도당했다. 학교 측은 교육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일부 문제가 있었다 해도 ‘종교감옥’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일종의 기독교 혐오주의(christophobia) 발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종교재단이 설립한 종립학교, 특히 미션스쿨에 대해 지나친 적대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주로 학내 종교교육의 강제성을 문제 삼는데, 대광고 사태 이후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강제적인 교육은 불가능한 상태다. 그런데도 미션스쿨 이야기만 나오면 반감부터 드러내는 이유는 강제성이 아니라 학내 종교교육이나 활동 자체가 못마땅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교육문제 해결에 활용해야

한국기독교학교연맹 자료에 따르면 국내 미션스쿨은 331개다. 유치원 13개, 초등학교 13개, 중학교 128개, 고등학교 177개다. 한국 교회는 120년 이상 미션스쿨을 운영하며 공교육의 빈 자리를 메웠다. 미션스쿨이 학생을 상대로 선교만 한 것은 아니다. 근대시민 교육을 통해 신분제, 성차별 등 전근대적 악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요람 역할을 했고 광복 후에는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에 기여했다. 하지만 학내 종교교육에 제동이 걸리고 미션스쿨이 문제집단인 것처럼 비난받으면서 교회와 성도들은 자부심을 잃고 관심도 식어가고 있다.

국가백년지대계인 교육에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지역사회의 참여와 지원이 필수적인데, 종교재단처럼 맞춤한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제 종립학교의 순기능을 부정하고 적대시하는 대신 학교교육에 대한 투자와 교육문제 해결에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종립학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은 이미 나와 있다. 종교교육을 전면 허용하고 장려하는 대신 학생들에게 종립학교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종교재단들은 학교 설립과 운영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하게 될 것이다. 미션스쿨에는 교회나 성도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지원과 참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단전입금은 거의 없이 정부와 지자체에 의존하는 일부 사학의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

종교교육은 학생의 인성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치관 혼란을 겪는 청소년기 학생에게 종교는 심리적 안정과 정신적 건강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자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군대나 교정기관에서 종교활동을 장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학생에게 선택권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학교는 성적뿐 아니라 학교폭력 여부 등 면학 분위기를 놓고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서울에서는 이미 고교선택제가 실시되고 있다. 대부분 학생이 근거리 학교에 지망하고, 일부 학생은 원하지 않은 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돼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고교선택제를 완전 폐지하고 이전의 강제 배정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한다.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고교선택제를 개선한다면 종립학교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른 지역에서도 약간의 발상의 전환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송세영 종교부 차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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