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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예배당·첨탑 붕괴… 교계 “이젠 복구지원”


태풍 전국교회 강타… 피해·복구 상황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28일 서해를 따라 북상하면서 교회들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직접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등 불편을 겪은 곳도 많았다.

제주 노형동의 한 교회 첨탑이 강풍에 넘어지며 근처 전봇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인근 520여가구에 정전이 발생하는 등 순간 정전을 포함해 제주지역 5만여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제주시 다랑곶길의 한 교회 첨탑도 강풍에 맥없이 넘어졌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득량도 주민들의 피해는 극심했다. 한 성도의 집 지붕이 무너져 내렸고 담벼락이 허물어진 곳도 있었다. 득량도교회 화장실을 덮고 있던 슬레이트는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됐다. 통신사 중계기가 망가지는 바람에 휴대전화와 인터넷은 연결되지 않았다.

득량도교회 서정운 목사는 “섬에 사는 30여가구 대부분이 고구마, 고추 농사를 짓는데 작물이 다 쓰러지고 잎사귀가 하나도 없어졌다. 20가구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의 송지동부교회도 강한 바람에 교회 슬레이트 지붕이 뜯겨져 나갔다. 노약자 10여명이 다니는 미자립교회라 피해복구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 교회 이용운 목사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데다 예배당에 물까지 차 당장 수요예배를 드릴 수 있을 지 걱정”이라며 “앞으로 수리비용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도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의 한 교회는 이날 함석으로 된 지붕 일부가 태풍으로 떨어져 주변에 주차된 차량 2대의 유리가 깨졌다. 경기도 수원 정자동 한빛교회 철탑도 오전 11시쯤 강풍에 쓰러졌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앞서 독도수호 특별기도회를 갖고 독도경비대를 위문할 예정이었던 감리교 군선교회 측은 27∼28일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감리교 군선교회 측은 이날 “태풍 피해를 우려한 일시적인 중단”이라며 “30∼31일로 일정을 연기해 정상적으로 독도수호 특별기도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고(故) 김대중 대통령 제3주기 추모예배’는 장소를 이희호 여사가 출석하는 서울 창천감리교회로 긴급 변경했다.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성악가 이태원씨는 이날 예배에서 조가를 부를 예정이었지만 전날 제주공연을 마친 뒤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돼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해피나우 등 교계봉사단체들은 피해상황이 파악되는대로 복구 지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박원영 해피나우 사무총장은 “서울 왕성교회와 광현교회, 서울나들목교회, 인천 옥련중앙교회, 용인 새에덴교회, 대구 반야월교회, 목포 주안교회 등 회원 교회들이 태풍 피해 복구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관심을 촉구했다.

유영대·김경택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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