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 과학읽기] (35) 천문학자가 밝혀낸 ‘별 밤’ 기사의 사진

한밤중 하늘의 별을 그린다고 거리에 이젤을 편 화가는 미치광이 취급을 당했다. 그가 그린 소용돌이는 불안정한 심리상태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의 귀를 자른 후 요양소에 갇혀 그린 이 작품은 광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도 하고, 종교적 구원의 갈망이 담겼다고도 했다. 그러나 누구도 이 그림이 주는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아름다움에 무심할 수는 없다.

하버드대 천체물리학 교수 찰스 휘트니는 허블이 태어난 1889년에 그려진 이 그림을 천문학사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그러다 반 고흐가 그린 밤하늘의 회오리가 19세기 중엽에 처음 발표된 은하계의 데생과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후 그림을 그렸던 장소와 당시의 천문기록을 확인해 1889년 6월 15∼17일 청명한 밤하늘에 양자리와 초승달과 금성, 그리고 은하수를 그린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이를 증명하는 논문을 1985년 발표했다. 광기에 의한 상상이 아니라 정확하게 관찰해 기억하고 있던 저녁 하늘과 새벽의 달과 별을 혼합해서 그렸다는 것이다.

반 고흐는 그 한 해 전 6월 23일, 에밀 베르나르에게 쓴 편지에서 “과학과 과학적 추론이 미래에는 대단한 도구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했다. 영성의 세계를 얘기하며 렘브란트와 들라크루아만이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를 그렸다고 분석한 편지 어디에도 광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정화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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