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 과학읽기] (36) 인간과 합치된 자연과학 기사의 사진
험준한 바위산 꼭대기에서 한 남자가 등을 돌린 채 운해로 덮인 벼랑을 응시한다. 이 남자는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는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화가다. 그에 의해 풍경화는 인간 드라마의 부차적인 배경에서 자체가 숭고한 감정을 내포한 독자적인 주제로 변모했다.

18세기 계몽주의 시절, 기계론적 자연관을 바탕으로 인간의 절대적인 순수지성만으로 자연의 모든 양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 1800년쯤 태동한 낭만주의는 자연을 생명체와 유사한 것으로 본다. 생명체의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생명을 만들듯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통일적 전체를 이룬다고 여긴다.

인간도 자연에 포함된다. 따라서 과학은 자연과 인간 사이에 간극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과학은 자연을 관찰하고, 발견하는 것이다. 경외심의 대상인 자연의 지식을 찾아내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경험과학으로서 자연과학의 발전은 미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그림 속 방랑자는 우리들로 하여금 그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도록 한다. 우리는 어느덧 그와 함께 돌산 너머 자연 속에서 우리 자신을 찾고 있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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