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금융질서 바로잡기 ‘대책반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기사의 사진

통제받지 않는 시장은 위험… 소비자·투자자 보호에 최선

“재정·금융·기업 부문 등 한국 정부가 경제 전반에 걸쳐 위기대응 능력이 높아지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는 신뢰에서 출발한 것으로 본다. 신용등급 상승은 우리가 매우 기다려왔던 바이지만 이것을 우리 경제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따라서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0일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의미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국가신용등급이 위에서부터 네 번째 단계로 일본의 ‘A+’보다 한 단계 위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정통 관료다운 언급이었다.

사실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좋아지고 있지만 내수 경기가 워낙 처지는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그렇다고 단기간 내 좋아진다는 뚜렷한 조짐도 없는 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돈 들어가는 공약만 남발하고 있어 경제전문가들의 속만 애태우게 하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금융 질서를 바로잡는 금융 검찰의 수장으로 김 위원장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보완책이 가계부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시점인 지난달 29일 금융위원장실에서 이뤄졌으며 이후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로 유명한 그는 관치금융의 상징적 인물이란 부정적인 평가도 받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이를 해결해 ‘대책 반장’이란 좋은 별명도 갖고 있다.

-DTI 규제 보완책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주택거래와 관련해 실수요자가 느끼는 규제 운용상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한 것이다. 다시 말해 주택 실소유자들의 장래소득이나 자산을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상환능력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래도 주택경기가 계속 침체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이번 보완방안 시행으로 대출가능 금액이 증가하는 등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젊은층의 장래소득은 주택구입 시에만 적용하고, 순자산을 통한 소득인정은 연간 51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장치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이번 보완방안이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를 위한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추진된 것은 아니다.”

DTI 규제 완화가 일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주택 거래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견인해 주택가격 하락을 막는 정책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부동산 정책은 금융뿐 아니라 모든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인 듯했다.

금융권은 물론 김 위원장 본인이 정치권으로부터 호되게 비난받은 공정거래위원회의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담합 조사에 대해 물었다.

-금융권의 CD 금리 담합 의혹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던데, 구체적으로 좀 설명해 달라.

“CD 담합 문제는 공정위의 조사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CD 금리 담합은 금융기관이 자신의 조달금리에 일정 이윤을 붙여 정하는 것이라 담합이고 뭐고 할 여지가 없다. 다만 학력차별의 경우 신용평가모형에서 이를 삭제했으며 차주가 부담하던 신용평가수수료와 담보평가수수료도 은행이 부담하는 것으로 변경되고 있다.”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위원들에게 호되게 야단맞았던 CD 금리 담합 의혹은 금리 결정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의원들의 판정패 같았다. 우선 CD 자체가 워낙 거래량이 작아 담합을 해봐야 이득을 보는 구조가 아니라 담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CD 금리는 은행이 CD를 발행하면 유통되는 과정에서 각 증권사들이 해당 거래과정의 금리를 체크해 공시하는 것을 다시 취합해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담합이 이뤄질 수 없다. 그는 공정위의 조사에 약간 불만이 있는 듯했으나 국가기간 간 갈등으로 비쳐질까봐 무척 말을 아끼는 듯했다. 대신 CD 금리를 대체할 단기지표 마련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에서 금융회사 규제책이 다시 등장하는데.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글로벌 금융위기는 지나치게 고도화되고 비대해진 금융산업과 통제받지 않는 시장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지난 40여년간 시장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신자유주의에 의해 자본주의가 움직여왔다면, 이제는 정부와 시장이 새롭게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경제시스템의 안정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패러다임에 소비자·투자자 보호라는 가치를 더해 제도와 관행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아무래도 우리와 관계가 깊은 미국이 가장 문제 아닌가. 어떻게 보나 미국 경제를.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민간소비 등 경제지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용 및 주택시장 회복이 다소 지연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은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응한 양당 간 합의 지연 가능성에 따른 성장둔화가 우려된다.”

올해 말 부시 정부의 감세, 근로소득세 감면 및 연장실업수당 지급이 모두 종료되고 내년부터는 자동지출 삭감법(Budget control act)에 따라 향후 10년간 1조2000억 달러가 감축돼 국가 재정이 절벽처럼 갑자기 끊기는 현상을 우려했다.

미국의 재정절벽 현상이 별다른 대책 없이 갈 경우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1.3%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미국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도 수출 수요 위축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세계경제가 당분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우선 당면한 시장 불안요인인 그리스 및 스페인 부실에 대해 국제공조를 통한 신속한 안정화 방안을 강구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재정적자 누적 및 경쟁력 격차 등 구조적 문제도 장기적 안목을 갖고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뾰족한 수는 없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미다. 국제경제 문제는 접고 이쯤해서 국내 금융질서 회복 문제로 방향을 틀었다.

-보험의 경우 우체국 보험 등 여러 곳에서 운용되고 감독기관도 다르다. 대책은 없나.

“관련법령에 따라 주무부처에서 감독하고 있지만 동일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미 및 한·유럽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우정사업본부와 협동조합은 실행 가능한 한도에서 민영보험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유사보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비하고 있다.”

-독점적 성격인 금융업이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비책은 없나.

“그간 금융감독 기능이 건전성 감독 위주로 이뤄져 소비자 보호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기존의 패러다임에 소비자 보호라는 가치의 의미가 재조명되면서 앞으로는 기본적인 사고를 금융회사가 아닌 금융소비자를 중심으로 재편하도록 하겠다. 그동안 소비자 보호에 대한 사후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사전적으로 소비자 보호 이슈를 미리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소비자보호 시스템 구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 정부 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던 글로벌 투자은행(IB) 구상은 진척된 것이 있는지.

“최근 해외 선진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강화 등에 따라 자국 금융회사의 업무 범위를 제한하고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한 공백을 이용해 글로벌 수준의 토종 투자은행을 육성하고 ‘금융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적극적 위험 인수를 통한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종합금융투자 사업자로서 IB의 업무 역량을 대폭 확대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자문·주선 등을 통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연계한 우리 IB의 해외 진출 활성화 기반 등도 개선할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감독 당국의 책임은 없나.

“솔직히 예금보호한도 확대, 명칭 변경 등 제도 변경이 당초 기대했던 효과와 달리 일부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다.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과 검사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저축은행 문제는 여러 복합적 원인이 장기간에 걸쳐 누적돼 생긴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2005년 이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과도하게 취급됐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며 부실이 크게 확대됐다. 이제는 상시 구조조정을 통해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를 해소하고 제도 개선에 진력하겠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었으며, 고통 받고 계시는 예금자분들께 도의적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bkpark@kmib.co.kr

“재정·금융·기업 부문 등 한국 정부가 경제 전반에 걸쳐 위기대응 능력이 높아지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는 신뢰에서 출발한 것으로 본다. 신용등급 상승은 우리가 매우 기다려왔던 바이지만 이것을 우리 경제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따라서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0일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의미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국가신용등급이 위에서부터 네 번째 단계로 일본의 ‘A+’보다 한 단계 위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정통 관료다운 언급이었다.

사실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좋아지고 있지만 내수 경기가 워낙 처지는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그렇다고 단기간 내 좋아진다는 뚜렷한 조짐도 없는 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돈 들어가는 공약만 남발하고 있어 경제전문가들의 속만 애태우게 하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금융 질서를 바로잡는 금융 검찰의 수장으로 김 위원장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보완책이 가계부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시점인 지난달 29일 금융위원장실에서 이뤄졌으며 이후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로 유명한 그는 관치금융의 상징적 인물이란 부정적인 평가도 받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이를 해결해 ‘대책 반장’이란 좋은 별명도 갖고 있다.

-DTI 규제 보완책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주택거래와 관련해 실수요자가 느끼는 규제 운용상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한 것이다. 다시 말해 주택 실소유자들의 장래소득이나 자산을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상환능력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래도 주택경기가 계속 침체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이번 보완방안 시행으로 대출가능 금액이 증가하는 등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젊은층의 장래소득은 주택구입 시에만 적용하고, 순자산을 통한 소득인정은 연간 51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장치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이번 보완방안이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를 위한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추진된 것은 아니다.”

DTI 규제 완화가 일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주택 거래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견인해 주택가격 하락을 막는 정책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부동산 정책은 금융뿐 아니라 모든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인 듯했다.

금융권은 물론 김 위원장 본인이 정치권으로부터 호되게 비난받은 공정거래위원회의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담합 조사에 대해 물었다.

-금융권의 CD 금리 담합 의혹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던데, 구체적으로 좀 설명해 달라.

“CD 담합 문제는 공정위의 조사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CD 금리 담합은 금융기관이 자신의 조달금리에 일정 이윤을 붙여 정하는 것이라 담합이고 뭐고 할 여지가 없다. 다만 학력차별의 경우 신용평가모형에서 이를 삭제했으며 차주가 부담하던 신용평가수수료와 담보평가수수료도 은행이 부담하는 것으로 변경되고 있다.”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위원들에게 호되게 야단맞았던 CD 금리 담합 의혹은 금리 결정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의원들의 판정패 같았다. 우선 CD 자체가 워낙 거래량이 작아 담합을 해봐야 이득을 보는 구조가 아니라 담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CD 금리는 은행이 CD를 발행하면 유통되는 과정에서 각 증권사들이 해당 거래과정의 금리를 체크해 공시하는 것을 다시 취합해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담합이 이뤄질 수 없다. 그는 공정위의 조사에 약간 불만이 있는 듯했으나 국가기간 간 갈등으로 비쳐질까봐 무척 말을 아끼는 듯했다. 대신 CD 금리를 대체할 단기지표 마련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에서 금융회사 규제책이 다시 등장하는데.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글로벌 금융위기는 지나치게 고도화되고 비대해진 금융산업과 통제받지 않는 시장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지난 40여년간 시장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신자유주의에 의해 자본주의가 움직여왔다면, 이제는 정부와 시장이 새롭게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경제시스템의 안정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패러다임에 소비자·투자자 보호라는 가치를 더해 제도와 관행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아무래도 우리와 관계가 깊은 미국이 가장 문제 아닌가. 어떻게 보나 미국 경제를.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민간소비 등 경제지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용 및 주택시장 회복이 다소 지연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은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응한 양당 간 합의 지연 가능성에 따른 성장둔화가 우려된다.”

올해 말 부시 정부의 감세, 근로소득세 감면 및 연장실업수당 지급이 모두 종료되고 내년부터는 자동지출 삭감법(Budget control act)에 따라 향후 10년간 1조2000억 달러가 감축돼 국가 재정이 절벽처럼 갑자기 끊기는 현상을 우려했다.

미국의 재정절벽 현상이 별다른 대책 없이 갈 경우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1.3%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미국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도 수출 수요 위축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세계경제가 당분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우선 당면한 시장 불안요인인 그리스 및 스페인 부실에 대해 국제공조를 통한 신속한 안정화 방안을 강구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재정적자 누적 및 경쟁력 격차 등 구조적 문제도 장기적 안목을 갖고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뾰족한 수는 없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미다. 국제경제 문제는 접고 이쯤해서 국내 금융질서 회복 문제로 방향을 틀었다.

-보험의 경우 우체국 보험 등 여러 곳에서 운용되고 감독기관도 다르다. 대책은 없나.

“관련법령에 따라 주무부처에서 감독하고 있지만 동일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미 및 한·유럽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우정사업본부와 협동조합은 실행 가능한 한도에서 민영보험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유사보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비하고 있다.”

-독점적 성격인 금융업이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비책은 없나.

“그간 금융감독 기능이 건전성 감독 위주로 이뤄져 소비자 보호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기존의 패러다임에 소비자 보호라는 가치의 의미가 재조명되면서 앞으로는 기본적인 사고를 금융회사가 아닌 금융소비자를 중심으로 재편하도록 하겠다. 그동안 소비자 보호에 대한 사후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사전적으로 소비자 보호 이슈를 미리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소비자보호 시스템 구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 정부 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던 글로벌 투자은행(IB) 구상은 진척된 것이 있는지.

“최근 해외 선진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강화 등에 따라 자국 금융회사의 업무 범위를 제한하고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한 공백을 이용해 글로벌 수준의 토종 투자은행을 육성하고 ‘금융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적극적 위험 인수를 통한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종합금융투자 사업자로서 IB의 업무 역량을 대폭 확대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자문·주선 등을 통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연계한 우리 IB의 해외 진출 활성화 기반 등도 개선할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감독 당국의 책임은 없나.

“솔직히 예금보호한도 확대, 명칭 변경 등 제도 변경이 당초 기대했던 효과와 달리 일부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다.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과 검사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저축은행 문제는 여러 복합적 원인이 장기간에 걸쳐 누적돼 생긴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2005년 이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과도하게 취급됐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며 부실이 크게 확대됐다. 이제는 상시 구조조정을 통해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를 해소하고 제도 개선에 진력하겠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었으며, 고통 받고 계시는 예금자분들께 도의적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김석동 위원장은

1997년 11월 어느 날 외환위기가 절정에 달해 디폴트를 선언하기 일보 직전 당시 재경부 외화자금관리과장 김석동은 비 내리는 창밖을 보며 상념에 잠겼다. 그해 1월 20일 외환전문가로 발탁돼 침몰 위기에 있는 ‘한국호’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힘에 부쳐 상부의 지시에 따라 이를 포기한 것이다.

힘겹게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하루 2시간씩 잠을 자며 사투를 벌였지만 외환보유고는 바닥이 나고 시장개입은 끝이 났다. 이후 한숨을 돌린 정부는 IMF 위기 원인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김 과장과 함께 일했던 외환담당 사무관을 정부 과천청사 비밀조사실로 불러 자초지종을 추궁했다. 놀라운 것은 바로 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컴퓨터에서 이상한 것이 발견된 것. 이 사무관이 외환위기를 극복하려는 김 과장의 모습을 매일매일 깨알같이 적어 컴퓨터에 저장해 둔 비밀 파일이 발견된 것이다. 이 사무관은 이를 파기하기 위해 파일을 모두 삭제했지만 감사팀이 복구한 것이다. 이 일이 알려져 김 과장은 애국심 많은 공무원으로 인정돼 이후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금융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1인자로 평가받는다. 유명 건축가 김석철이 친형이다. △부산(59) △서울대 경영학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재경부 1차관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 금융위원회 위원장

만난사람=박병권 논설위원 bk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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