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국제갤러리 3관’] 안개, 건물을 덮다 기사의 사진

서울 사간동에서 삼청동에 이르는 길의 격조는 메이저 화랑들이 연출한 측면이 크다. 초입의 갤러리현대가 한국화랑의 종가답게 묵직한 건물을 앉혔고, 조금 더 올라가면 고미술에 강한 학고재화랑의 멋스런 한옥이 나온다. 두 화랑 건물의 품위도 그렇거니와 바로 이웃한 국제갤러리의 미니멀하고 세련된 공간 또한 장안의 볼거리다.

1982년 본관, 2007년 신관에 이어 올 4월에 개관한 3관은 국제갤러리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지었다. 설계를 맡은 곳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건축사무소 SO-IL(Solid Objectives-Idenburg Liu). 이름 속에 등장하는 프롤리안 아이덴버그와 징 리우는 각각 네덜란드와 중국 출신의 부부 건축가다.

건축의 특징은 투박한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면서도 메시(mesh)라는 신소재로 표현력을 높였다는 점이다. 스틸 고리 51만개를 연결한 철망으로 건물 전체를 감싸니 안개에 자욱이 덮인 느낌을 준다. 그들에게 번쩍 영감을 주었다는 겸재 정선의 그림 ‘장안연우(長安烟雨)’ 속 풍경처럼.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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