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부용정’] 새 단장, 새 모습 기사의 사진

위대한 건축물은 스스로 빛날 뿐 아니라 보는 이에게 영감을 준다. 창덕궁 후원의 부용정이 그렇다. 한국미의 전도사인 혜곡 최순우 선생은 이런 글을 남겼다. “신록진 초여름의 한나절, 낙엽 듣는 가을밤의 한때, (부용정)에 몸을 담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즐거움은 영롱하고 향기롭지 않을까 한다.” 김석철이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 건축을 맡은 뒤 그 좁은 공간을 어떻게 꾸밀까 고민할 때 머리에 불현듯 떠오른 곳이 부용정이었다고 한다.

‘궁궐 건축의 보석’으로 일컬어지는 부용정이 1년간 이어진 수리복원을 마치고 산뜻한 새 모습을 공개했다. 날렵한 처마에서 보여주는 건축미는 늘 현란했지만 이번에 디테일에 작지 않은 변화를 주었다. 동궐도에 나오는 대로 절병통(節甁桶·지붕 꼭대기에 세우는 기와탑)을 얹어 완성도를 높였다. 또 합각벽의 소재를 전돌에서 나무로 바꾸었고, 용머리 끝을 장식하는 4개의 취두(鷲頭)도 올렸다. 이달 25일부터 시작되는 창덕궁 달빛기행이 기다려진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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