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조선호텔’] 제국의 흔적 기사의 사진

한국 호텔의 역사도 100년을 넘었다. 1888년 인천에 세워진 대불호텔이나 1902년 서울 정동에 문을 연 손탁호텔이 시초였고, 본격적인 서양식 호텔로는 1914년 철도당국이 건립한 조선호텔이 효시다. 이 호텔이 굳이 소공동을 택한 것은 대륙으로 가는 관문 경성역이 가깝고, 동양척식이나 미쓰코시백화점 등 일본인 상권이 지척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Y’자 형태의 20층짜리 건물은 1970년에 재건축한 것이다. 미국인 윌리엄 테블러가 주도한 벡텔사의 설계에 영친왕의 아들 이구, 홍익대 교수를 지낸 정인국 등이 참여했다. 첨단 시설을 자랑하면서도 동양인이 싫어하는 4층과 서양인이 마뜩잖아 하는 13층을 두지 않은 점이 이색적이다.

서울 호텔의 수준은 높다. W호텔은 유장한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힐튼과 신라는 남산을 나눠가지며, 롯데는 거대한 몸집과 쇼핑센터가 장점이다. 조선호텔은 건물 자체가 자랑이다. 고종 황제 즉위식이 열렸던 환구단 터에 자리잡은 데다 태조 이성계의 신위를 모셨던 황궁우를 후원처럼 쓰고 있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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