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유경준] 청년실업 해법은 있다 기사의 사진

2012년 8월 현재 우리나라의 15∼29세 청년 100명 중 41명만이 취업 상태다. 나머지 59명 중 실업자는 3명에 불과하고, 그 외 56명은 학업, 취업준비, 군복무 중인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따라서 외관상 청년실업의 문제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당수 청년층이 취업을 원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청년고용 문제는 국가적 이슈로 등장했지만 이를 제대로 해결한 나라는 거의 없다. 다만 전체 고용사정이 좋을 때 청년층 고용 문제도 제기되지 않았을 뿐이다. 선진국과 우리나라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청년고용 문제는 비록 시점은 다르나 이유는 거의 동일하다. 고성장의 시대가 끝나고 저성장 시대의 시작과 함께 성장을 해도 고용이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을 경험하면서부터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년고용 그 자체의 문제에만 매달리면 부분적인 해법은 가능하나 근원적인 해법을 찾기는 힘들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고령층의 정년연장 문제도 고민해야 하고, 고급인력인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를 높이기 위하여 이들을 동시에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청년고용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직장경험을 쌓게 하는 인턴제도 활성화, 고졸채용을 확대하는 열린 고용 확산, 대학·학과 구조조정을 통한 직업교육 충실화, 스펙 대신 대학교육능력을 평가하는 핵심직업능력평가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인턴의 경우 모두 대기업에 가기를 원하고, 열린 고용은 군대문제, 대학·학과 구조조정은 집단이기주의 반발, 핵심직업능력평가는 또 다른 스펙의 형성과 평가의 객관성 문제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있다. 벨기에에서 시행된 청년고용할당제 시행도 논의되고 있으나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줄 수 있는 방안이라 특단이 아니면 시행이 쉽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성장을 하고, 같은 성장이라도 고용친화적으로 해 전체 노동수요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 이후 성장이 고용을 견인하고 그를 통해 분배가 개선되는 선순환의 구조는 깨졌다.

87년 6·29선언 이후 임금이 너무 빠르게 상승했다. 이면에는 대기업과 노동조합이 자신의 이해관계만 지나치게 대변한 데도 원인이 있다. 현재 분출되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이러한 성장의 낙수효과(trickle down)를 일부 대기업과 그 근로자만이 아닌 전 국민이 골고루 나누어 가지자는 요구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더 많이 가진 집단들의 양보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한 세대 간 공생의 일자리 배분이다. 현재의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대기업에서는 소수의 사람이 장시간 일하는 구조이다.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세계 최장인 것이 이를 대변한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현재의 일에 매몰되어 본인 개발을 위한 직업훈련이나 정년 후 인생이모작을 위한 준비를 거의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기존의 중장년층 취업자는 근로시간을 적정하게 단축하고 재훈련을 병행하여 청년층에게는 그 빈자리에 고용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심도 있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생산성 향상을 통해 비용 상승이 감당되어야 하고, 정부는 세제나 기금의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세대 간 일자리 배분을 위해서는 이탈리아의 세대 간 연대협정이나 덴마크의 일자리교류(job rotation) 프로그램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청년층의 적극적인 창업과 창직에 대한 노력과 이에 아낌없는 지원이다. 우수한 청년들이 애플과 같은 창조적인 창업을 하여 성장을 이끌고 이를 통해 다시 동년배의 고용을 증가시킨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유경준 KD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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