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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송세영] 교회의 잣대는 세상보다 훨씬 엄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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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또다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예장합동 9월 총회의 가스총 소동과 임원들의 노래주점 출입 논란, 서울 왕성교회의 목회 세습 등이 새로운 이슈다. 교계가 아닌 일반 언론에까지 비판적으로 보도되면서 당사자들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의 명예가 실추됐다. 사실관계에 대해서건, 동기나 정상에 관해서건 당사자들에게도 나름의 사정이나 입장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하는 단초를 제공한 것은 일단 분명해 보인다.

한국교회는 이미 교회연합기구의 파행과 분열, 일부 목회자들의 비리와 성추문, 범법행위 등으로 걱정과 우려의 대상이 돼 왔다. 안티기독교 세력은 이를 빌미로 교회를 조롱하고 음해와 비방을 일삼았고, 우리 사회의 근대화와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자부해 온 한국교회는 크나큰 상처를 입었다.

철저하고 권위있는 기준을

한국교회가 성스러운 권위와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악의적인 세력에 의해 자행되는 거짓되고 부당한 공격에 과감하게 맞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교회가 세상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면은 없었는지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회개하는 자세도 요구된다. 교회에는 세상법과 다른 교회만의 법이 있다거나 내부 문제는 교회가 알아서 할 테니 관여하지 말라는 식의 태도는 세상과 거리를 멀어지게 할 뿐이다. 교회의 눈높이는 항상 세상보다 높아야 하고 윤리적 도덕적 잣대도 세상보다 훨씬 더 엄격해야 한다. 세상 어느 누구 앞에서도 자랑할 정도가 돼야 한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다.

특히 교회 내의 재정이나 성윤리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하고 철저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락하고 유혹을 느끼는 게 돈과 성 문제다. 그래서 교회만은 돈과 성 문제에서 더 깨끗하고 정직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일부 목회자나 교회의 돈과 성에 대한 윤리의식, 경각심은 세상보다 오히려 못하다.

예를 들면 일반 기업이나 단체에서 남성 상급자가 자신의 사무실로 여직원을 불러 단둘이 있는 일은 금기시되는 행동이다. 불가피하다면 문을 활짝 열어놓거나 하는 방법으로 문제의 소지를 원천 차단한다. 목회자 중에도 일상 속에서 이 같은 원칙들을 세워놓고 실천하는 이들이 많다.

반면 성추문을 일으킨 이들의 경우 여성도를 홀로 사무실로 불러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든 경우가 많다. 다른 교역자나 성도들도 이를 별 생각 없이 방조하곤 한다. 성적 타락의 원인이 환경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조장할 수 있는 환경은 최대한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

더 깨끗하고 더 정직하게

교회니까, 목회자니까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교회이고 목회자이므로 더 엄격하고 까다로운 기준과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교회법과 세상법은 다를 수 있고, 교회의 윤리와 세상의 윤리도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교회가 세상보다 더 나아야 한다는 의미이지 못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세상의 눈높이에서 실망스러운 일은 교회 입장에서는 절망스러운 일이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가 내부 문제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길 원한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믿는 사람들은 더 낫기를 기대한다. 교회가 여기에 부응하지 못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송세영 종교부 차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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