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 과학읽기] (40) 프랙탈 카오스의 미학 기사의 사진

바닥에 캔버스를 펼쳐놓고 물감을 흩뿌려서 만든 폴록의 그림을 보면 누구나 대뜸 “에이 그건 나도 하겠다”라며 조금은 어이없어한다. 무의식적 감정에 따른 행동에 따라 떨어진 물감이 구성한 엉킨 실타래와도 같은 그의 작품에 대해 타임지는 ‘빌어먹을 카오스’라는 제목으로 혹평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작품을 왜 좋아할까.

폴록이 사망한 지 40년이 지난 1990년대 후반에 물리학자들이 ‘카오스와 프랙탈’이라는 최신 물리학 이론으로 폴록 작품의 비밀을 조명했다. 프랙탈이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반복되는 구조를 말한다. 자연계의 현상은 모두 프랙탈 구조로 되어 있다. 호주의 물리학자 리처드 테일러 박사는 폴록의 드리핑 작품들을 컴퓨터로 스캔하여 분석한 결과 그 안에 기본적인 패턴이 있고, 이것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프랙탈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폴록만의 고유한 패턴과 반복의 질서를 찾아냈고, 후에는 이에 의거해 폴록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작품의 진위를 밝혀낼 수 있었다. 나무가 하나의 패턴을 무한 반복하듯 폴록의 작품은 자연의 패턴이 반복된 카오스 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폴록은 작품과 자연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내가 자연이다”라고 답했다. 자기 자신이 무한 반복되어 만드는 카오스적인 우주가 바로 작품이었던 것이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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