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2일 부일장학회 소유주였던 고(故) 김지태씨의 친일 의혹까지 거론한 건 궁여지책이다. 박근혜 후보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부패 혐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 부일장학회를 헌납했다”고 밝힌 터라 김씨를 ‘부패한 인물’로 평가하는 것 외에 뾰족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김씨의 부패, 친일 의혹과 함께 부일장학회 장학금을 받았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였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언론 보도를 근거로 “김씨가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땅 2만평을 불하받은 뒤 적산기업인 아사히견직에서 일하며 성장해 10대 재벌 반열에 올랐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 역시 “김씨는 일제시대 기업을 세우고 태평양전쟁 때 군수물자를 공급해 돈을 벌었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김씨의 행적에 집중하는 건 박 후보의 기자회견 발언을 뒷받침하면서 그의 과거를 알려 부일장학회 ‘강탈’ 논란을 비켜가기 위해서다. 박 후보는 21일 “정수장학회는 부일장학회를 이름만 바꾼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선대위의 다른 관계자는 “정수장학회 전신인 5·16 장학회 설립 과정에서 당시 국민들의 참여도 많았다는 사실과 함께 김씨가 어떤 인물인지 알리게 되면 여론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동시에 노 전 대통령이 김씨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재임 시절 정수장학회 논란을 만들었고 그 논란이 대선 국면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정수장학회 공세를 ‘네거티브 공격’으로 격하시키려는 것이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부일장학회로부터 직접적인 은혜를 입었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노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했던 보은을 대신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부일장학회 강탈 여부라는 본래 쟁점과 무관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논란을 함께 부각시킬 수도 있는 방법이어서 당내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적지 않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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