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조종건] 책임정치, 현장정치, 공정사회 기사의 사진

“기존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만들어 낸 선거판… 국민이 바라는 변화 만들 기회다”

12월 1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역대 대선의 방향을 보면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그리고 경제선진화의 리더십으로 이동하면서 국민들의 기대 역시 뜨거웠다. 그러나 임기를 마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극히 부정적이었다. 대통령이나 주변 실세들의 횡포와 부패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탓이다.

그 결과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지금의 정치지형을 형성했다. 이제 한국사회는 새로운 정치실험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의 실패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처럼 정치실패에 시민참여(직접민주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정치가 이러한 시민사회의 변화 요구를 실현하려면 국민이 주인이 되는 책임정치, 현장정치, 그리고 공정사회의 실천이 관건이다.

첫째 책임정치의 경우를 보자. 일반적으로 자당 소속 의원들이 비리에 연루되면 그 정당은 그에게 사퇴를 종용한다. 또 당이 큰 실책을 저지르면 당명을 바꾸는 행위를 당연시한다. 그런가 하면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면 같은 당 소속 대선주자들은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한다. 이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정치권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책임 실종은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을 눈먼 돈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다. 핵심 권력의 동선에 따라 정부예산(=시민의 세금)이 결정된다. 국회의원들이 스스로의 임금 인상과 화려한 의원 사무실에 목을 매는 동안 많은 시민들은 생존의 위기에 빠져 있다. 역사의 경고를 기억해야 한다. 혁명의 불씨가 세금이었음을! 프랑스 혁명도, 미국의 독립혁명도 세금 문제로 발생했다. 과다한 세금과 방만한 세금사용 때문에 한국사회에 선거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진정성 있는 현장정치의 경우,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에 대선 후보들이 얼마나 깊이 공감하고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다.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주택, 교육, 의료, 비정규직, 실직과 같은 문제는 시대적 과제로서 노련한 정책을 요구하는 만큼 정부 정책을 여과하는 시민정책평가배심원제가 시의적절하다.

현장정치의 핵심은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시민들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혹은 지방의회나 공무원이 아니라 시민이 주인인 사회를 원한다. 그러나 지역에서 정당의 영향력을 확고히 하려는 일부 국회의원의 반시민정서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 또 시민들은 각 지역에 도서관과 체육관이 만들어지기를 원하는데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누가 주도하고 있는지 여전히 길가의 보도블록이나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시민들은 잘사는 사회보다 공정한 사회를 더 원한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공정함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를 보자. 시민들의 재산은 감소하는데 이권이 많은 고급정보와 특권을 갖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은 늘어나는 경우가 더 많다. 시민들은 이들의 재산형성과정을 알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결코 공개되지 않는다. 또 적지 않은 고위공직자들이 은퇴 후 전관예우의 낙하산을 타고 부를 쌓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서민이 30년 동안 저축하는 돈을 1년에 벌어들이는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다.

한국 제품의 서비스는 우수한데 비해 정치 서비스가 그렇지 않다면 제품 서비스의 맛을 본 시민들이 지금의 정치 서비스에 만족하겠는가. 그래서 시민들은 정치 변화를 원한다. 대선 후보자는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정부나 국회나 법원과의 마찰요소가 있다고 할지라도 관련기관과의 소통을 통해 시민들의 민원을 적극 조정해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만일 대선 후보자가 책임정치, 현장정치, 공정사회를 실천한다면 한국사회에 시민이 바라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과연 그런 사회를 만들 적합한 인물이 누구일지 유권자들은 잘 판단해야 한다.

조종건 미래사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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