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스페이스 닷원’] 오름인듯 동굴인듯 기사의 사진

인터넷 포털 다음의 실험은 과감했다. 서울을 떠나겠다는 약속을 굳건히 지켰다. 분당이나 판교도 아닌 멀리 제주를 고른 것은 용감한 녀석들의 선택이자 IT 기업다운 발상의 혁신이었다. 약속 첫해인 2004년 16명이 선발대로 간 이후 2006년 130명이 옮겼고 올 여름 영평동에 본사 건물 스페이스 닷원(Space.1)을 완공함으로써 8년짜리 프로젝트를 마무리지었다. 350여명이 일한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창의적 환경에서 나온다”는 믿음이 실행을 뒷받침했다.

건축도 파격이다. 상하이엑스포 한국관을 설계한 조민석이 상상력을 발휘했다. 한라산을 업고 제주바다를 품는 곳에 5층으로 낮게 깐 건물은 오름과 동굴을 기본 모티프로 삼았다. 화산석인 송이석의 적갈색과 질감을 바탕으로 기둥은 좁게, 창문은 넓게 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도서관처럼 실내 층고를 높여 일하는 사람을 배려한 부분도 돋보인다. 높은 천장은 의식까지 끌어올리는 법이다. 실리콘밸리와 다른 풍경은 건물 입구에 노트북을 들고 앉은 돌하르방이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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