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예방 장기적 대책 필요… 신약 접근성 강화해야 기사의 사진

국민일보 쿠키미디어는 지난달 18일 ‘뇌졸중 예방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제로 12번째 고품격 건강사회 만들기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중 두 번째로, 우리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질환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고령화와 함께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토론회는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 경감 대책과 뇌졸중 예방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일시: 2012년 10월 18일 16시

◇참석자

박혜경(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장)

윤병우(대한뇌졸중학회장·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허윤정(아주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최경업(숙명여대 약학대학 교수)

◇진행: 김민희 쿠키건강TV 아나운서

◇연출: 홍현기 쿠키건강TV PD

◇방송: 11월 6일 15:00∼16:30


-뇌졸중은 어떤 질환이고, 국내 환자 현황은?

◇윤병우=일반인들이 ‘중풍’이라 부르는 뇌졸중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힌 것이다. CT촬영을 통해 혈관이 터진 것을 뇌졸중(출혈성 뇌졸중), 막힌 것을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뇌출혈이 더 많았지만 최근 우리나라 질병패턴이 서구화되면서 뇌경색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남자가 여자보다 술, 담배로 인한 고혈압 환자 비율이 높아 뇌졸중 발병 빈도가 높은 편이다.

◇박혜경=뇌졸중 인구를 정확하게 추계하기는 어렵다. 다만 뇌졸중 선행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고혈압과 당뇨병환자의 유병율 통계를 통해 예측이 가능하다. 현재 고혈압환자 중 60세 이상의 60∼70%, 당뇨병을 앓고 있는 60세 이상의 30% 정도에서 유병율을 보이고 있다. 선행질환 관리 여부가 뇌졸중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2030년 약 35만 건의 뇌졸중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른 대책은?

◇허윤정=우리나라는 놀라운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뇌졸중은 대표적인 고령화 질환이다. 늘어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단순히 예산 지원만 늘릴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박혜경=현재 뇌졸중 발병은 과거 20∼30년 전 삶의 결과물이다.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와 의료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사망하는 환자보다는 생존해 장애를 지닌 상태로 살아가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게 결국 뇌졸중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정부는 의료인들을 통한 홍보, 금주와 금연 권장운동, 적정 진료 가이드라인 제공 등 1·2·3차 단계별 접근으로 다양한 예방사업을 펼치고 있다.

-환자들의 뇌졸중 의료비, 약제비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최경업=뇌졸중의 의료비 부담은 상당히 높다. 다만 약제비용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뇌졸중에 쓰이는 약에는 항혈전제인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이 있고, 항응고제로 쓰이는 와파린이 있다. 아스피린은 한 알당 비싸도 70∼80원으로 가격이 낮은 편이다. 클로피도그렐은 출시 당시 한 알에 2700원으로 고가약에 속했지만 복제약이 나오면서 1000원대로 가격이 낮아졌다. 와파린도 한 알당 가격이 낮은 편이다.

◇윤병우=뇌졸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높다. 특히 뇌졸중 환자 대부분이 노인들인데 이들이 약값을 자진 부담하는 경우보다는 자식이나 보호자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박혜경=정부가 뇌졸중 치료비용을 별도로 추계하긴 어렵다. 다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노인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에서 부담률 정도를 판단하고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산하는 국민 의료비 지출액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그 중 노인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뇌졸중의 선행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으로 건강보험비용이 20%씩 증가하는 것을 감안할 때 뇌졸중 치료비도 더불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 심방세동 환자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윤병우=심방세동이 있는 환자가 없는 환자보다 뇌졸중 위험이 5배나 높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지 못하고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적 차원에서 심방세동을 발견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심방세동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면 뇌졸중 확률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병에 대한 정확한 국내 통계는 아직 없다. 의료와 관련한 임상수준은 최고 수준에 올라 있지만 기초데이터가 없다는 점은 한계다. 기초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다. 이를 위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박혜경=통계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공단을 통한 단일보험을 통해 진료비를 지불하기 때문에 특정 환자가 어떤 약을 썼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상병마다 코드로 기록화 돼 있다. 다만 심방세동 환자 중 뇌졸중 환자 비율과 같은 세부적인 통계는 잡히지 않고 있다. 이는 각 병원 의사들의 진료기록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다. 즉 뇌졸중을 진료하는 의사들이 기록해놓은 별도의 정보수집체계를 통해 집계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기록데이터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허윤정=구체적인 정보 수집체계가 없으니 정책도 없는 것이다. 미국은 수십조원을 보건의료정보에 투자한다. 우리나라도 세부 질환별 원인에 대해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DB구축이 필요하다.

-뇌졸중 치료제는 어떤 것들이 있고, 보험급여 현황은?

◇최경업=보험급여가 되는 뇌졸중 치료제는 예방 차원이 주요 목적인 항혈소판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항응고제 와파린이 있고, 혈관이 막혔을 때 3시간 이내에 쓸 수 있는 피브린 용해제인 tPA 약제가 있다. 와파린의 경우 1950년대 개발된 약으로 항응고 효과가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료 영역이 좁아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와파린은 강한 약이기 때문에 항응고 수치(INR: 혈액이 응고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으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용량을 조절해 써야 한다. 용량을 조금만 초과해도 뇌출혈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와파린은 녹즙이나 한약을 같이 복용할 경우 약물 상호작용을 일으켜 약효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윤병우=응급 시에 사용하는 tPA의 경우 뇌졸중 발생시점으로부터 3시간 이내에 쓰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임상결과에서 응급상황 시 tPA를 4시간 30분 이내에서 써도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과 유럽은 3시간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4시간 30분 이내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이 바뀌어야 한다.

◇최경업=현재는 와파린, 아스피린 등을 주로 쓰고 있지만 앞으로 많은 신약들이 보험등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약가협상이 진행 중인 리바록사반 등이 있다. 일부 신약은 비싼 약가로 보험등재 협의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가격에 대한 문제는 관련 학회나 관련 기관, 제약사들의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뇌졸중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시급한 과제는?

◇박혜경=뇌졸중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애 전반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기, 20∼30대 시기부터 스트레스 관리, 올바른 식습관 등 건강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앞으로 정부는 관련 학회, 전문가 집단과 함께 뇌졸중 예방 및 치료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윤병우=뇌졸중 치료의 관건은 발병 즉시 접근이 가까운 병원에 가서 즉각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있다. 적절한 진료를 못하는 병원이 보다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환자들은 가까운 곳에 믿고 치료 할 수 있는 병원을 원한다.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진료에 필요한 표준치료 지침을 잘 소화해 환자에게 적시에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한뇌졸중학회는 국민들에게 뇌졸중이 갑자기 생겼을 때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캠페인과 함께 프로야구단과 협약을 맺고 전광판 홍보 등을 실시하고 있다.

◇허윤정=의료형평성이 중요하다. 병원과 응급의료시스템이 잘 구비된 수도권과 달리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농촌 지역에는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보완 인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주권을 가진 국민이라면 어느 곳에 있건 같은 의료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최경업=뇌졸중은 일단 약을 쓰기 시작하면 평생 쓰게 되는 만큼 예방뿐 아니라 재발이 안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 의약품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신약 보험등재를 통해 환자들의 치료 개선의 폭을 넓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정리=장윤형 쿠키건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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