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숭실대 학생회관’] 담벼락의 변신 기사의 사진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대학은 팽창을 거듭했다. 졸업정원제 이후 학생들이 갑자기 늘어났고, 공간복지에 대한 구성원들의 요구가 커지자 빈터만 있으면 건물을 지어 올렸다. 소규모 상아탑을 염두에 두고 조성된 캠퍼스는 금세 망가졌다. 대학의 확장이 한계에 부닥치자 땅을 파고 들어갔다. 언덕을 잘라 건축을 앉힌 이화여대 ECC와 운동장을 광장으로 꾸미고 지하에 편의시설을 들인 고려대, 강당과 체육관을 들인 한국외대 지하캠퍼스가 대표적이다.

숭실대 학생회관 역시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인사동 쌈지길을 만든 최완규씨가 설계를 맡아 좁은 캠퍼스의 숨통을 틔워주었다. 운동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담벼락이나 통로 같은 자투리 공간을 정리한 뒤 낮은 건물을 들였더니 학생회관과 운동장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캠퍼스가 짜임새 있게 재편된 것이다. 식당의 채광이 좋고 창문 너머로는 시원한 녹색구장이 펼쳐지니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건축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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