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춘근] G2 시대와 한국 안보 기사의 사진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미국과 중국을 G2라고 부르고 있었지만, 며칠 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과 중국의 시진핑 부주석이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실권을 행사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G2 시대의 의미를 새롭게 한다.

미국 대통령들의 행태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인 2기 임기를 수행하는 대통령들은 1기 임기보다 더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수행했다는 사실과 이미 세계 2위의 지위를 굳힌 중국에 새로운 지도력이 들어섰다는 사실은 앞으로 다가올 미·중 관계가 보다 더 동태적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미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 중국에 대한 견제 정책을 보다 노골화한 오바마 행정부는 2기 임기 시작 후 최초의 해외 방문 지역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선택함으로써 미국의 대외 정책 중 가장 중요한 이슈가 대중 정책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21세기 세계정치를 규정할 핵심축이 될 것이며, 미·중 관계의 축선 위에 놓여 있는 한반도는 미·중 관계의 진행방향 여부에 따라 안보 및 경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대미, 대중 정책은 편리한 용어로 규정될 수 있었다. ‘미국은 동맹’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라는 우리나라의 대미, 대중 전략이 큰 무리 없이 지속될 수 있는 미·중 관계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동맹,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라는 우리의 입장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협력적, 우호적 관계로 남아 있어야만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한 우리는 미국과는 안보 협력, 중국과는 경제 협력이라는 ‘꿩도 먹고 알도 먹는’ 일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그 같은 좋았던 국제 상황이 급속히 끝나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점차 ‘경쟁’과 ‘대결’로 빠져들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급성장한 국력을 배경으로, 지난 100년 동안 당한 모욕을 되갚아 줄 기세로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지속 중인 일본과의 영토분쟁에서 중국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행동은 ‘국제정치 현상에 대단히 분노하고 있는 극도로 불만스런 강대국’의 모습 그대로였다. 중국은 일제 자동차를 불 지르고 일본 상점의 유리를 부수었으며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경기에 일본 국적자의 참석을 원천 봉쇄하였다.

중국은 일본과는 물론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모든 나라들과 영토분쟁을 벌일 정도로 공격적이 되고 있으며, 물러나는 후진타오는 퇴임연설에서 ‘국격에 맞는 군사력을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은 2006년부터 이어도에 대해서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를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구려를 중국의 일부로 본다는 것은 결국 북한을 중국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도 이제 곧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터인데 새 정부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 핵 문제와 더불어 미·중 관계의 진행 방향이 어떻게 될 것이냐의 여부다. 미국과 중국 관계가 냉전시대의 미·소 관계처럼 된다면 우리는 대단히 어려운 전략적 선택(strategic choice)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의 판단 기준은 ‘안보’가 ‘경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원칙임을 직시해야 한다. 현 한국 정부는 대미, 대중 외교에서 이 같은 원칙에 충실했다. 중국과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을 감싸고 있는 것이며, 미국은 적극적으로 한국을 지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다음 번 대한민국 정부가 귀감으로 삼아야 할 G2 시대 국가 안보정책의 원칙이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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