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카페 팟알’] 차이나타운 속 일본집 기사의 사진

인천의 정체성은 양면적이다. 식민지공업화의 전진기지이거나 근대문화의 발원지다. 개항장의 숙명이다. 북성동 일대의 옛 조계지에는 당시의 역동적이면서도 고달팠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 기세등등했던 일본은 ‘18은행’이니 ‘58은행’이니 하는 르네상스식 건물을 남겨놓은 채 물러났고, 청나라는 전쟁에 지고도 짜장면으로 되살아났다. 인천역 앞에 생겨난 차이나타운은 산둥성 사람들이 자유중국으로 국적을 바꿔가며 살아남은 인고의 현장이다. 이 모든 곳을 내려다보는 자유공원에는 ‘다그라스 맥아더’ 장군이 우뚝 서 있다.

지난 8월에 문을 연 ‘팟알(Pot-R)’은 이런 복잡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근대 일본건축물이다. 얼음을 뚫고 솟아난 복수초 같다고나 할까. 1890년대 일본 하역회사 건물을 120년 만에 되살린 공로가 크다. 낡은 건물을 확 밀어버리고 상업시설을 들일 법한데도 한 시민운동가가 고집스레 옛 모습대로 복원해 카페로 쓰고 있다. 3층의 다다미방에 오르면 바다를 볼 수 있다. 카페 이름에는 항구와 혁명, 팥죽 등의 단어가 섞여 있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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