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삶의향기

[삶의 향기-이승한] 감사하는 마음

[삶의 향기-이승한] 감사하는 마음 기사의 사진

지난해 봄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한 한진중공업사태가 있었다. 35m 높이의 타워 크레인에서 309일간 장기농성을 하며 ‘희망버스’를 등장시킨 한진중공업사태는 지난해 11월 정치권의 중재로 일단락됐다. 그 후 1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9일 정리해고자 가운데 복직할 수 있게 된 97명이 첫 출근을 했다. 하지만 그들을 맞이한 것은 텅 빈 도크와 작업장이었다.

이날 한 복직자는 “아무리 힘들고 불만스러워도 매일 아침 출근할 일터가 있다는 사실의 행복감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얼마나 소중하고, 일할 직장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잊고 살았던 과거에 대한 자책이었다.

기적을 낳는 긍정의 에너지

지난 주말 SBS 스타킹에 특별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아주 짧은 기간에 피아노를 마스터한 김민수(15)군 얘기였다. 발달장애를 안고 있는 김군의 지능은 3세 수준이다.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밥을 먹는 것도, 옷을 입는 것도, 화장실 가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세 살 때 심한 고열을 앓은 뒤 지능 발달이 멎은 김군을 어머니는 특별한 사랑으로 보살폈다. 자신 때문에 아들이 저렇게 됐다는 심한 자책감에 시달렸으나 건강하게 커 가는 아들을 보며 그저 감사했다고 한다. 감사가 김군에게 기적을 만들어 냈다. 김군이 피아노를 만난 것이다.

피아노를 배운 지 1년도 안 된 김군은 숙련된 피아니스트도 치기 힘든 쇼팽의 음악을 악보도 없이 완벽하게 쳤다. 피아노 천재 이루마가 피아노를 치자 이를 듣고 하나도 틀리지 않고 따라 치는 절대음감을 보여줬다.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던 김군에게 일어난 기적은 감사한 생활의 결과였다. 어머니는 민수가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다.

두 사례를 보면서 감사가 얼마나 우리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지 새삼 깨닫는다.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감사할 일들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 숨쉬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기지개를 켜는 것, 길거리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 친구가 있고 직장동료가 있고 이웃이 있으며, 아내와 아이들이 한 밥상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일상의 이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

감사는 우리가 모르는 긍정의 힘을 가져다준다. 미국의 심층 뉴스 TV프로그램 ‘인사이드 에디션’의 진행자로 유명한 데보라 노빌은 저서 ‘감사의 힘’에서 위대한 성공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데 0.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0.3초의 기적이라고 한다.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결코 행복이 찾아가지 않는다.

감사는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할 때 발현되는 마음이다. 그래서 감사는 주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평화롭게 한다. 감사하지 못하고 매사에 불평하는 사람은 다툼을 일으키고 평화를 깨트린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감사가 사라지다보니 각종 분쟁과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겸손이 그리스도인의 표지라면 감사는 그 안에 담긴 향기이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추수감사절이다. 다른 사람에게, 세상을 향해, 그리고 나 자신에게 감사하는 습관을 만들어가자.

이승한 종교국장 shle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