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세병관’] 위풍당당 기사의 사진

경남 통영시 문화동 세병관에 오르면 남해 앞바다가 지척이다. 이순신 장군 당시 통제영은 한산섬에 있었지만 1605년 이곳으로 옮겨졌으니 400년 역사가 서려있다. 180평 땅에 50개의 굵은 기둥이 도열한 건축은 웅대하고 당당한 무인의 공간이다. 마루 한가운데에 3칸 정도 높게 단을 올린 전패단(殿牌壇)은 군통수권자인 임금에게 장계를 올리고 어명을 받는 곳이다. 통영이라는 이름이 이곳에서 나와서 그런지 지역민들은 박경리 김춘수 유치환을 배출한 통영초등학교를 이전하면서까지 통제영 유적을 복원하고 있다.

현판의 뜻도 깊다. 여러 자료를 따라가 보면 두 개의 출전이 있다. 가깝게는 두보의 시 ‘세병마(洗兵馬)’에 “갑옷과 무기를 씻어 오래도록 쓰지 않도록 하자”는 평화의 염원을 적었다. 주나라와 은나라의 싸움 과정에도 ‘세병우(洗兵雨)’ 고사가 나오는데, “비가 내려 군마들을 깨끗이 씻어줘 승리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종합하면 전쟁에 대비해 평화를 열자는 유비무환의 의미로 수렴할 수 있겠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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