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도 대선 테마주가 있다. 다만 학연·지연 등 인맥에 집착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후보나 정당의 공약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그만큼 건강한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공화당이 집권하면 군수·담배 산업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대선 승리 확률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식이다.

지난 6일 치러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테마주와 롬니 테마주가 형성됐었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관련 종목은 건강, 정보통신(IT), 신재생에너지·셰일가스 관련 업체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 건강보험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 산업 활성화, 셰일가스 개발 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밋 롬니 후보가 당선되면 에너지와 금융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롬니 후보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산업의 규제를 풀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제정한 금융 규제 강화 법안을 폐지하겠다는 약속도 했었다.

이렇게 분류된 업종들은 대선 판세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대표적 오바마 테마주인 의료시설 경영업체 HCA홀딩스는 지난달 초 열린 대통령 후보 1차 토론회에서 오바마가 롬니에게 밀리자 주가가 4.47% 하락했다. 반면 대표적 광산업체인 아치콜, 알파내추럴, 제임스리버콜 등은 롬니 우세론에 힘입어 주가가 20∼30% 뛰었다.

미국 방송사 CNBC는 후보별 수혜수를 각각 선정해 오바마 지수, 롬니 지수를 만들기도 했다.

우리 주식시장에서도 일부 종목은 정책 테마주로 분류된다. 지난달 9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한 포럼에서 “대륙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도로와 해운을 결합하는 복합 물류망을 구축하겠다”고 하자 다음날 전차선 설비업체인 세명전기가 상한가인 6490원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인맥을 좇는 테마주가 대부분이라 합리적인 투자가 어렵다. 투자자들도 정책보다는 후보와 기업의 관계에 더 관심을 보인다. 올해 초 한 30대 남성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사진을 도용해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업체를 정치인 테마주로 둔갑시켰다가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업 실적이나 잠재력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정치 테마주를 이용하려는 세력은 끝까지 추적해서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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