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 과학읽기] (46) 의술에 대한 경의 기사의 사진

수술대 위의 환자를 둘러싸고 한 사람은 집도를 하고 있고 한 사람은 환자의 맥박을 재고 있다. 머리 쪽의 의사는 에테르 마취전문의이다. 이들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노의사가 이 그림의 주인공 애그뉴 박사이다. 보조의사들이 피부를 절개하고 시야를 확보해 주면 종양세포덩어리를 제거하기 위해 왼손에 메스를 쥐고 주시하며 기다리고 있다.

이킨스가 14년 전에 그린 유명한 ‘그로스 박사의 수술’과 비교하면 의료진이 하얀 가운을 입고, 소독된 수술 기구가 포에 싸여 준비되어 있으며 전문 간호사도 등장한 것으로 보아 그 사이에 수술 방법이 위생적으로 크게 발전되었다. 이 작품은 1889년 펜실베이니아대의 유명한 외과 교수였던 애그뉴 박사의 은퇴를 기념해 학생들이 의뢰한 것이다. 미국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이킨스는 작품에 등장하는 의사들은 물론 학생들 모두를 실제 초상화로 그렸다. 간호사 뒤 인물은 이킨스 자신이다.

그러나 가슴을 드러낸 여인을 남자들이 둘러싼 채 주시하는 것이 불경하다는 이유로 이 작품이 비난받고 전시를 거부당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체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새삼 환기시켜준다고나 할까. 지금은 수술대 위 환자의 몸을 아무도 누드의 여성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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