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진원] 아베 총재의 이웃나라 자극 기사의 사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2012년 12월에 정권을 결정하는 중의원 선거라는 중요한 정치적 행사가 있다. 이번 선거는 2009년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긴 이후 다시 정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큰 총선거이다.

일본의 자민당은 보수적인 성격을 띤 정당으로 1955년 이후 장기간에 걸쳐 집권당의 위치를 지켜 왔지만 정부 운영의 비효율성과 잇단 부패 사건으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 진보적 성향으로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겼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개혁은 국민들이 기대한 것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일본 사회는 침체에 빠져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야당인 자민당은 민주당의 무능으로 인해 일본사회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 선봉에 선 것이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아베 신조(安部晋三)이다. 이미 일본 총리를 지낸 경험이 있는 그는 이번 총재 선거 과정에서 일본 사회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정책을 언급하였는데, 그 내용이 이웃나라인 한국과 중국을 자극하기 충분한 매우 우익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그는 전쟁을 포기하고 평화를 추구한다는 헌법을 개정하여 강한 일본을 주장하고 있으며 일본의 군대도 자위대에서 국방군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이 지켜왔던 전수방위(專守防衛·선제공격을 하지 않고 침략한 적을 자국의 영토에서 격퇴한다는 군사전략) 군사전략을 바꾸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과거사와 침략전쟁에 대해서도 반성과 사죄만을 하였던 과거 정권의 태도를 비판하며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여 이웃나라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A급 전범들의 위패를 모아 놓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모두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에 소속하면서 자민당 간사장 시절뿐만 아니라 정부의 장관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으며 총리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침략전쟁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그의 인식도 매우 우익적이다. 일본의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역사교과서를 주장하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지원하는 자민당 의원 연맹의 사무국장과 고문직을 맡으며 위안부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하거나 일본 정부가 관여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침략전쟁과 과거사를 반성한 무라야마(村山) 담화와 고노(河野) 담화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삶의 궤적으로 보아 이번 총선에서 그가 들고 나온 내용이 특별히 색다르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대외적으로 매우 강경한 우익적인 정책을 이용하여 일본 내의 침체된 사회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사회의 침체 현상은 일본사회의 저출산·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와 세계적인 경제 침체,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미증유의 재난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일본 국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대외적인 문제를 통하여 분위기 전환을 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걱정되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강경한 대외 정책을 표방하면서 정권을 차지할 수는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 사회와 일본 국민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센카쿠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일본 국민들의 중국 방문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아베의 이러한 정책이 국정에 반영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연립정권의 파트너인 공명당이 이미 아베의 보수우익적인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으며 이웃나라인 한국과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을 하고 있다. 아베가 총리시절 대외관계를 의식하여 자신의 발언과 행동을 자제한 전례도 있는 것을 보아 그의 앞으로의 태도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진원(서울시립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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