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삶의향기

[삶의 향기-김무정] 3만원의 기적

[삶의 향기-김무정] 3만원의 기적 기사의 사진

지난주에 영화 ‘철가방 우수씨’가 개봉됐다. 고아로 자라나 가난과 시련으로 얼룩진 ‘김우수씨’의 삶이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것은 그가 보여준 따뜻한 이웃사랑과 나눔의 실천 때문이다. 그는 오토바이 사고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박봉을 쪼개 국내외 어려운 환경의 아동 5명을 7년간이나 후원했다. 그가 아낌없이 나눔을 실천하게 된 이유는 후원대상 어린이로부터 난생 처음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었고 이 말이 그를 너무나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엔 생각보다 나눔을 실천하는 이웃들이 참 많다. 대표적 국제구호 NGO인 월드비전의 현재 국내외 후원자 수는 47만여명, NGO 기아대책의 후원자수도 42만명이 넘는다.

한 아동을 살리는 1대 1 후원

해외아동후원은 해외 극빈국 어린이들과 1대 1 결연을 맺고 매달 3만원 정도를 보내주는 구호 프로그램이다. 해외 구호현장에 직접 가보면 이 3만원이 얼마나 요긴하고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놀라게 된다. 이 3만원으로 한 아동에게 한 달간 점심을 먹여주고 학용품을 제공하며 옷과 신발을 사주기도 한다. 또 아동이 살고 있는 마을의 지역개발사업을 통해 학교도 세우고, 우물도 파고, 보건소도 만든다. 내가 보내는 3만원이 한 아이의 인생은 물론 가족과 지역, 나라까지 변화시키는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수혜아동은 가끔씩 카드와 편지를 보내 후원자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후원자 역시 선물을 보내거나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흐뭇해한다. 한국경제가 어렵다지만 이렇게 국경을 초월한 훈훈한 사랑의 결연 숫자만큼은 매년 빠르게 증가되고 있어 참 보기가 좋다.

열매도 맺히고 있다. ‘국민 엄마’로 불리는 탤런트 김혜자씨는 자신이 1997년부터 후원해온 방글라데시 청년 제임스가 올해 3월, 경희대 국제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교육만 간신히 마칠 수 있었던 제임스는 15년 전 김씨의 후원으로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는 ‘한국 엄마’의 도움으로 중등교육을 마쳤고 방글라데시 명문 국립대학을 졸업하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한국에 유학 왔다. 김씨를 만나 입학 기념으로 노트북을 선물 받은 그는 “학비를 도움 받은 덕분에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나누고 섬기는 손길들

탤런트 정애리씨의 경우 무려 253명을 1대 1 결연해 현재 후원 중이다. 한국에서 독신으로 사는 스위스 간호사 출신 마가레트 닝게토 여사는 지난 93년부터 자신의 연금으로 29명의 해외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전남 장성의 한 국밥집 사장님은 국밥 한 그릇당 200원씩을 떼어내 해외어린이 34명을 돕고 있다. 돼지저금통을 깬 유치원 어린이부터 외국인근로자, 환경미화원, 소년소녀가장까지 자신이 도움을 받고 있는 이들도 다시 이 사랑의 손길에 동참해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이렇게 사랑을 나누는 이들은 한결같이 “주는 기쁨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후원아동의 감사편지를 읽으며 삶의 새로운 가치를 깨달았다. 능력이 되면 더 많은 아이들과 결연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내 주머니에 있는 3만원은 그저 3만원일 뿐이다. 그러나 이 돈이 날개를 달고 빈민국으로 날아가면 전혀 다른 돈이 된다.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는 ‘기적의 3만원’이 된다.

김무정 종교부장 km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