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종 내 영혼의 책갈피] (22) 헤븐 기사의 사진

헤븐 (랜디 알콘, 김광석 옮김, 요단)

부음(訃音)을 받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스치는 생각이 있다. 그이는 어디로 갔을까. 그와 함께 다른 한 구절이 떠오른다. 너희 인생이 무엇이냐. 잠시 보이다 사라지는 안개니라(약 4:14). 안개와 같은 인생들. 제한된 시간과 공간의 무대 위에서 잠시 보이는가 싶다가 사라지는 모습들. 그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설마 온 우주를 품고도 남을 만한 상상력을 지닌 존재, 갈망하고 후회하며 사랑하고 꿈꾸는 존재인 인간이 그 육체의 소멸과 함께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것이기에 부화하여 날아간 나비처럼 어디론가로 갔을 터인데.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그리고 그 지상을 떠난 삶은 어디에서 다시 시작되고 펼쳐지는 것일까. 그리고 다시 펼쳐지는 그 삶의 모습은 대체 어떤 것일까.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데 이에 대해 성경은 단호하고 명료하게 말한다. 육체의 소멸 후에 닿게 되는 두 영원의 세계가 있고 그 이름이 천국과 지옥이라고.

이 책은 그 두 세계 중의 하나인 천국에 대해 그리고 있다. 저자는 철저하게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계시하신 추론에서 시작하여 성경으로 강화된 상상력에 불을 붙여 천국을 그려나가고 있다고 고백한다. 여기서 개인적 환상이나 계시는 배제되고 있다. 아울러 자신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가 될만한 일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지옥에 간다고 믿는 사람 1명당 120명의 사람들이 천국에 간다고 믿는다. 이러한 낙관론은 마태복음 7:13-14의 그리스도의 말씀과 너무나 큰 대조를 이룬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그러므로 천국은 자동으로 가는 종착역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그곳에 저절로 가지 못한다.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자동으로 가야 할 곳은 오직 한 곳, 지옥이다. 잠재된 가장 큰 위험은 독자들 자신이 지금 천국을 향해 가고 있다고 추측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장례식장에서 듣는 말처럼 당신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국에 간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국에 가지 못한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저자의 이 말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대로 직시하고 수용하기는 차마 몸서리쳐질 일인데,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거의 과학적이리만큼 천국의 실재와 현존을, 반대로 지옥의 끔찍함을 구체적 사료와 자료들로 제시하며 “천국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천국을 준비하라. 사실 세례 요한 때부터의 외침이었는데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는 이 메시지가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왜냐하면 천국은 예수님께서 피로 값을 주고 사셔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의 선물이어서 우리로선 별로 할 일이 없는 것이라고 학습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천국에 가기 위해 개인이 수험생처럼 준비해야 될 몫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저자는 우선 천국을 준비하는 삶으로 천국을 열망하고 천국에 그 눈을 고정시키기를 권한다. “위의 것을 찾으라(골 3:1)”는 준엄한 명령의 말씀이야말로 더 나은 본향인 천국을 지상의 삶 속에서 사모하고 갈망하라는 말씀이며 이는 장차 그리스도와 함께 그곳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사모하라는 말씀이기도 하다고 풀이한다. 그러면서 천국을 사모하고 천국에 몰두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은 것임을 이렇게 말한다.

“‘계속해서 천국을 찾으라’고 명령을 한 후에 이 명령을 반복해서 언급한 것은 천국에 마음을 고정시키는 일이 저절로 이뤄지지 않음을 말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명령은 그 명령에 순종하지 않는 저항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명령형으로 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성적 부도덕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라는 명령을 듣는다. 빌딩에서 뛰어내리지 말라는 명령은 들은 적이 없다. 정상인이라면 그러한 유혹과 싸우지 않기 때문이다. 천국을 생각하라는 명령은 날마다 여러 방법으로 공격을 받는다. 만사가 천국을 대항하여 전투를 벌인다.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도 땅에 고정되어 있어서 하늘의 생각에 익숙하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렇다. 장례식장에 갈 때마다 고인은 좋은 곳으로 갔고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라는 덕담과 축복의 인사를 나누며 사람들은 헤어진다. 그러나 이제는 멈춰서서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그리고 장차 나는 어디로 가게 될까. 진지하게 이런 질문을 던지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미덕일 것이다.

(서울대 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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