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민가다헌’] 전통과 근대의 퓨전 기사의 사진

서울 경운동에 자리잡은 민가다헌은 한자로 ‘閔家茶軒’, 영어로는 ‘Min’s Club’으로 표기한다. 애초에 집주인은 한말 세도가였던 여흥 민씨 가문이었다. 민영휘의 아들 민대식이 1930년에 아들 민병옥을 위해 지은 것이 지금껏 남게됐다. 특별한 것은 화신백화점을 설계한 박길룡이 건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당시에 한옥개량운동을 펼치던 그는 채광과 전망을 위해 안방을 끌어내고, 사랑방을 응접실로 꾸몄으며, 화장실을 내부에 둔 채 복도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실내생활의 편의를 꾀했다.

건립 초기에는 사교클럽을 지향했지만 지금은 한식을 퓨전화한 식당으로 쓰고 있다. 담장과 지붕은 한옥인데 비해 실내는 서양식이다. 신발을 신은 채 마루바닥에 올라서는 느낌처럼 동양과 서양, 전통과 근대가 혼재된 공간이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서까래가 드러난 천장 아래에 고풍스러운 샹들리에가 매달렸고, 격자무늬 창호 아래의 식탁에는 정갈한 냅킨이 놓였다. 상업공간이긴 해도 구한말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귀한 대접을 받는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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