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명동성당’] 수난과 영광 기사의 사진

종현(鐘峴)은 명동의 옛 이름이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양호가 숭례문 종을 떼어 걸었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종현은 남산 자락의 언덕이어서 지대가 꽤 높다. 파리외방선교회 소속 유진 코스트 신부가 종현에 지은 명동성당은 무엄하게 궁궐을 내려다보는 자리라고 해서 조정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완성된 것은 착공 8년만인 1898년이다. 수난과 박해의 세월을 넘어 그리스도 신앙의 영광을 상징하듯 하늘 높이 뻗었다.

건축은 벽돌로 지은 고딕성당의 전형이다. 지금처럼 콘크리트로 뼈대를 세우고 벽돌로 두른 것이 아니라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렸으니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반면 안전에는 취약하다. 지난해 성당 일대에 대한 재개발 발표가 나왔을 때 일부에서 우려를 표시한 것은 이 같은 조적식(組積式) 기법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치형태의 실내 기둥과 섬세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종교건축의 장엄한 분위기를 전하기에 충분하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명동 거리와 잘 어울린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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