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김진홍칼럼

[김진홍 칼럼]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우려스러운 점들

[김진홍 칼럼]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우려스러운 점들 기사의 사진

“朴·文 두 후보 모두 자기만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했고, TV토론 태도도 유감”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로서의 지위가 있다. 국가원수로서의 지위에는 외국에 국가를 대표해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할 지위, 국가의 독립 영토보존 국가의 계속성을 수호해야 하는 국헌수호자로서의 지위, 국민투표부의권 등을 통해 국론을 통일할 의무를 가지는 국정통합조정자로서의 지위,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등 헌법기관구성권자로서의 지위,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지위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 규정돼 있는 대통령의 지위다. 대통령은 또 국군통수권과 법령집행권, 계엄선포권, 긴급명령권, 법률안 제출권과 거부권, 일반사면과 특별사면권 등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권한과 함께 책임도 막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4046만4641명의 유권자 대부분이 향후 5년이란 미래를 어느 후보에게 투자할 것인지 결정했을 것이다.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기 전에 내가 뽑을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한번쯤 떠올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19일 밤이면 유권자들로부터 선택받은 대통령 당선자가 나온다. 그가 기자회견을 갖는 순간부터 역사의 한 페이지가 새롭게 쓰이게 된다.

하지만 이번 대선 과정을 복기하면 우려스럽거나 실망스러운 점들이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모두 유권자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자기만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 것부터 그렇다. 자신이 왜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다. 국가지도자가 될 만큼 치열하게 살아오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박 후보가 강조한 ‘시대교체’는 문 후보 캐치프레이즈인 ‘정권교체’에 맞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문 후보가 언급한 ‘정권교체’는 현 정권 실정의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 누구도 자신만의 비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네거티브에 빠져 있으니 박 후보는 박정희, 문 후보는 노무현의 후광에 너무 기댄 건 아닐까. 누가 당선되든 ‘절반의 대통령’일 텐데 이런 애매한 리더십으로 어떻게 국민대통합을 이뤄내고 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세 차례 TV토론에서 나타난 두 후보의 화법이나 태도도 믿음직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15년 동안 정치인 생활을, 문 후보는 변호사임에도 활자화된 원고를 읽는 걸 빼고는 전반적으로 어눌하다는 느낌을 줬다. 게다가 답변을 회피한 채 질문의 의도를 캐묻는 등 동문서답하는 경우도 있었다. 잘못했음에도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모습은 없었다. 반면 상대를 꺾겠다는 의지는 충만했다.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두 후보는 한목소리로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토론 자세를 보니 그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아가 이런 약점들 때문에 두 후보가 선거과정에서 ‘안철수 바람’에 무기력하게 휘청거린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친박·친노 핵심 인사들도 미덥지 못하다. 집권해도 임명직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하자는 움직임이 한때 있었으나 불발됐다. 정권 출범 이후 일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론이 더 강했던 것이다. 하지만 권력욕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역대 정권들이 대통령 측근 비리로 곤욕을 치렀던 터라 왠지 불안하다.

‘철새들’의 등장도 예사롭지 않은 징조다. 후보의 철학과 어울리지 않는 상대 진영 인사들이, 그것도 적지 않은 나이에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변신한 것부터 모양새가 좋지 않다. 더욱이 이들 중 상당수는 대선 승리의 전리품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국민대통합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

여하튼 새 대통령은 탄생한다. 보수와 진보의 대회전(大會戰)에서 승리한 새 대통령이 나름대로 최대한의 역량을 기울여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