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청와대 영빈관’] 바위를 깎은 돌기둥 기사의 사진

“청와대는 국가와 정부를 대표하는 한국의 얼굴이다. 본관은 유구한 전통성을 수용하고 진취적인 미래를 상징한다. 대통령의 새로운 집무공간을 우리 고유의 건축양식으로 지었다.” 1992년 대통령 비서실이 발행한 ‘청와대 건설지’의 내용이다. 그러나 그 얼굴이 그리 아름답지 않다. 팔작지붕의 한옥 모양을 취했고, 푸른 기와 15만장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그저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일 뿐이다. 국격을 드러내거나 우리 고유의 미감을 찾아볼 수 없다.

공간구성도 엉망이라고 한다.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곳이다. 대통령은 휑한 공간에 혼자여서 외롭고, 비서들은 좁은 비서동에서 서로 부대낀다.” 거기서 일을 해본 사람의 말이다. 구중궁궐처럼 지어 소통을 가로막는다는 이야기다. 청와대 안에서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곳이 영빈관이다. 모양새도 단정하다. 바위를 통째로 깎아 바닥에서 2층까지 관통하는 4개의 돌기둥이 멋스럽다. 경향의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많이 남긴다. 새 대통령 취임 이후 펼쳐질 청와대의 변화가 궁금하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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