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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아침] 파꽃 여행

[그림이 있는 아침] 파꽃 여행 기사의 사진

파꽃을 알록달록하게 그리는 최향 작가는 수년 전 어느 날, 석양의 벌판을 지나고 있었다. 가는 길에 철 지난 파밭을 만났다. 농부들이 씨를 얻기 위해 남겨둔 파들은 온몸을 다해 마지막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것은 꽃이라기보다는 또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몸짓이었다. 작가는 이를 보며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를 듣는 착각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황혼의 파꽃을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던가. 꽃은 피었을 때가 절정이고, 지고 나면 그만이다. 파꽃은 화려하지도 않지만 작가에게는 천상의 아름다움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파꽃은 내 삶의 일부이고 벗이다. 파꽃이 바람에 흩날릴 때 내 영혼의 울림도 함께 흩날리리라.” 황량한 들판에 말라비틀어진 파꽃이 세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당신도 새로운 희망의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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