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경회루’] 노비 출신이 지은 궁궐의 꽃 기사의 사진

경회루는 말 그대로 경사스러운 모임을 갖는 곳이다. 외국 사신을 만나는 곳이기에 멋을 좀 부려야 했다. 태종의 명에 따라 하륜이 작명했고, 공조판서 박자청이 총감독을 맡았다. 박자청은 노비 출신이지만 건축기술이 워낙 뛰어나 고위직에 오른 인물이다. 성종대에 와서는 돌기둥에 용을 새겨 넣어 물결에 출렁이게 했더니 유구(琉球)국 사신이 황홀해하더라는 글이 ‘용재총화’에 나온다. 그러나 연산군에게는 쾌락의 공간이어서 경회루 연못에 배를 띄워 놓고 흥청망청 놀았다.

지난 10월 6일 경복궁이 야간개장을 하자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같은 시간에 열린 세계불꽃축제가 가족단위였다면 고궁은 젊은 커플들이 주류였다. 사람들은 경회루의 야경에 홀려 포토 존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건축 또한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삶을 담는 그릇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새해 벽두에 근정전의 설경에서 시작한 ‘매혹의 건축’을 경회루의 야경으로 맺는다. 아울러 2010년 ‘계절의 발견, 2011년 ‘고궁의 사계’를 이어온 3년간의 목요 연재도 마무리한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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