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 과학읽기] (51) 철학과 과학이 하나가 된 세계 기사의 사진

교황 율리우스의 개인 서재에 ‘철학’이라는 주제로 벽화를 그리기 위해 스물다섯 살의 젊은 라파엘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과 현인들을 초대한다. 중심을 이루는 두 사람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다.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플라톤은 관념세계, 땅을 향해 손바닥을 펼치는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적인 자연세계에 대한 탐구를 의미한다.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헤라클레이토스, 에피쿠로스 등도 자리를 함께한다. 전면 왼쪽에 사람에 둘러싸여 책에 몰두한 피타고라스는 세상이 수학적 규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여겼다. 아래쪽 오른편에 등을 보이는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는 지구본을, 그 앞의 조로아스터는 천구의를 들고 있다..

플라톤으로 대표되는 관념세계에 대한 탐구를 중시하는 왼쪽의 철학자와 과학자들. 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되는 현실세계에 대한 연구를 중시하는 오른쪽의 철학자와 과학자들. 그러나 라파엘은 이들 모두가 전체를 하나로 아우르는 큰 아치형의 천장 아래에서 함께 존재하고 소통함으로써 궁극적인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있다. 시대와 분야를 초월하여 선현이 제기하던 우주의 근원에 대한 질문과, 옳은 삶과 행복에 대한 질문은 21세기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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