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배용] 여성대통령 시대, 여성의 역할 기사의 사진

대한민국에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선출직 대통령으로서는 세계사적으로 보기 드문 일이고 동북아시아에서는 최초다. 대한민국이 앞서가는 나라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여성이 여성을 찍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뜨려, 여성 유권자들의 성숙한 국민의식을 보여준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서기 632년 신라 최초의 여왕으로 즉위한 27대 선덕여왕이 등장한 지 1400년만의 일로 여성사적으로도 감회가 크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5년 정치적 경륜에서 보여준 책임, 신뢰, 원칙, 정직, 화합과 위기극복의 능력은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잘 풀어 가리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애국심과 글로벌 리더십을 함께 갖추고 있어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과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 볼만하다.

그동안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은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부장적 인습에서 공정한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1898년 결성된 한국 최초의 여성단체인 찬양회가 내놓은 선언문에 사회를 향한 3가지 요구사항이 들어있다. 첫째, 여성도 정치참여에 동등한 기회를 달라. 둘째, 여성들에게도 균등한 교육기회를 달라. 셋째, 여성들에게도 평등한 직업참여의 기회를 달라는 간절한 메시지이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흐른 지금 교육의 기회균등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나 정치·사회참여 기회의 균등은 아직도 불공정한 처지이다. 이제 여성 대통령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은 새 시대 대변화의 패러다임을 열어가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보이지 않던 유리천장을 깨고 기존 편견이 타파될 것이며, 바로 이것이 진정한 정치쇄신이요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는 지식혁명의 시대요 IT시대이다. 또한 여성(Female), 감성(Feeling), 상상력(Fiction))의 3F 시대라고도 한다. 하드파워보다는 소프트파워, 스마트파워가 중시되고 여성특유의 감성과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로 가고 있으니 여성의 능력은 더욱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인류의 절반을 이루고 있는 여성의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분출될 수 있는 전환점에 이르렀으며, 실제로 여성의 전문능력이 각 분야에서 부상되는 시기이다.

앞으로는 그동안 여성들의 역할을 제한해왔던 여러 가지 사회적 제약들이 해소될 것이라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도 여성행복 시대가 들어있다. 즉 미래여성인재 10만 양성 프로젝트, 경력 단절 여성에 대한 전폭적 지원, 출산·육아 부담의 국가 분담, 다자녀·한 부모·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강화, 일과 가정 양립 등의 약속들은 나아가서는 가정과 국민의 행복을 지키는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이제 여성들은 다가오는 기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역사의 주류라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한편으로는 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 하나는 세계적 안목을 넓히고 차세대와의 소통과 훈련에도 정성을 기울여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어야 한다. 애국심과 자긍심,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고, 바른 역사의 길을 열어 가는데도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부드러운 물결이 강인한 돌을 연마한다는 말이 있다. 여성들에게는 부드러움과 강인함, 섬세함과 포용력, 예지력과 따뜻한 가슴이 있다. 인류가 아직 활용하지 않은 마지막 자원이라는 여성의 능력을 더욱더 키워줄 때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적인 일류국가로 도약할 것이다.

이제 여성들은 꼭 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하면 된다는 굳은 신념과 반드시 할 수 있다는 강인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책임 있는 자리에서는 약한 것도 작은 것도 보듬고 챙기는 섬세함과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역사 속에서 여성 리더들이 보여준 상생과 화합의 의미를 되살려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남녀가 함께 존중하고 공존하면서 희망과 행복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이배용 이화여대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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