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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송세영] 기독교 역차별 이제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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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9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호텔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주최한 ‘국민 대통합과 경제발전을 위한 특별기도회’가 열렸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축하를 겸한 자리여서 이 대통령도 직접 참석했다. 한국교회는 기쁨과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장로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안영로 목사는 대표기도에서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항상 무릎 꿇고 기도하며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지도자가 되게 해 달라”고 했다. 길자연 목사는 “갈등과 분열을 사랑과 화합으로 변화시키는 지도자가 되기 바란다”고 설교했고,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은 “국민을 섬기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고 겸허한 지도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 대통령도 “예수님이 가난한 자들을 위해 이 땅에 오신 것처럼 낮은 자세로 열심히 섬기겠다”고 화답했다.

‘장로대통령’ 기대가 역차별로

이처럼 한국교회가 장로 대통령에게 바란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기독교를 우대해 달라거나 특혜를 달라고 요구한 것도 아니다. 그저 기도하는 대통령,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대통령, 탁월한 리더십으로 이 나라를 잘 이끌어가는 대통령이 되길 소망했을 뿐이다.

그러나 장로 대통령 취임과 함께 기독교는 집중적인 공격과 견제의 대상이 됐다. 일부 언론은 몇몇 교인이 중요 자리에 임명됐다는 이유로 기독교가 대단한 특혜나 이익을 누린 것처럼 몰아갔다. 하지만 타 종교나 무종교 인사들은 훨씬 더 많이 요직에 올랐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았다. 안티기독교 세력은 일부 교회나 인물의 문제점을 빌미로 한국교회를 부패한 범죄집단인 것처럼 몰고 갔다. 여기에 권력과 유착한 특혜 집단이라는 허상까지 뒤집어씌웠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지난 5년간 장로 대통령 정부에서 별다른 특혜를 받거나 이익을 본 일이 없다. 그랬다면 안티기독교 세력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덕을 보기는커녕 미션스쿨의 종교교육권이 무력화되고, 공직자의 개인적 신앙생활이 제약받고, 대외 선교와 전도활동마저 위협받았다.

반면 타 종교는 실리를 챙겼다. 정부의 종교계 지원 예산은 ‘전통문화계승’ ‘문화재보호’ ‘해외관광객 유치’ 등의 명목으로 대부분 불교나 민족종교에 돌아갔다. 정부도 이들 종교의 눈치를 더 많이 봤다. 이들이 정부와 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면 정부는 예산지원 확대 등 당근책을 썼다. 기독교는 이처럼 명백한 역차별을 당하면서도 장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인내했지만 이는 더 큰 역차별로 이어졌다. 정부 예산의 타 종교 쏠림현상은 갈수록 심화됐고, 제18대 대선 후보들은 경쟁하듯 타 종교에 대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

교회·정부 관계 다시 설정해야

새 정부 출범은 한국교회가 정부와 관계를 새로 설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행히 한국교회는 18대 대선과정에서 대부분 중립을 지켰다. 새 정부를 크게 도운 것도 없고 빚진 것도 없다. 정부와 관계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설정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돼 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다. 한국교회는 이 권리를 정당하게 주장하고 되찾아야 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업은 당당하게 정부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기독교가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몫은 어느 종교보다 크다. 이제 공적인 책임과 의무를 다하되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받을 것은 받는 정상적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송세영 종교부 차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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