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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풍경-‘레미제라블’] 그 없인 그저 낯선 풍경일 뿐

[무대의 풍경-‘레미제라블’] 그 없인 그저 낯선 풍경일 뿐 기사의 사진

내가 사랑하는 이가 나를 사랑하게 되는 일. 이 단순해 보이는 일이 어쩌면 그렇게 어려운지. 현실에서 사랑의 화살표는 종종 어긋나기 마련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에포닌(박지연)도 그렇다. 마리우스는 코제트에게 한눈에 반했다.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있던 마리우스에게 고백 한 번 못했는데 옆에서 그의 사랑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붉은 색 모자를 눌러 쓴 에포닌이 쓸쓸히 거리를 거닌다. 그때 부르는 곡이 ‘온 마이 오운(On My Own).’ 영어로 익숙한 노래이지만 한국어 가사도 아름답다.

“나 홀로 너와 함께 한 상상/ 혼자서 너와 맞이한 아침/ 너 없이 날 안아주는 두 팔/ 난 길을 잃고 눈 감으면 네가 찾아오네/ 비 내려 거린 흔들린 은빛/ 가로등 어른거리는 강물/ 어둠 속에 나무들마다 별 빛/ 그 언제라도 어디서나 너는 나와 함께.”

그녀는 안다. 이 모두가 자신의 상상이라는 것을. 그녀만 혼자 말할 뿐, 그는 듣지 못한다는 것을. 그가 없는 거리는 그저 낯선 풍경, 강물은 그저 강물일 뿐이다. 에포닌의 슬픔 어린 목소리가 관객의 가슴까지 저미게 한다. 대구, 부산을 거쳐 4월 초 서울 무대에 오른다.

한승주 문화생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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