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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춘추-염성덕] 언론통제 생각도 하지 말라

[여의춘추-염성덕] 언론통제 생각도 하지 말라 기사의 사진

“언론의 건전한 비판과 건설적인 대안은 적극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정부는 국민에게 정책을 설명하는 창구로 언론을 이용하고, 언론을 통해 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를 받으려고 한다. 언론은 국민과 정부를 연결하는 매개체이며, 여론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정부와 언론은 긴장과 갈등 관계에 서기도 하지만 서로의 이익을 위해 공조하기도 한다. 정부와 언론의 관계를 애완견, 보호견, 감시견, 공격견 등으로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정부는 태생적으로 언론을 통제하려는 습성이 강하고, 언론은 정부를 견제하면서 언론통제에 맞서려는 경향이 있다. 언론학에서는 정치권력이 언론을 통제하는 방식을 크게 정치적 통제, 법적 통제, 경제적 통제, 간접적 통제로 분류한다. 이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정치적 통제와 경제적 통제라고 한다.

정치적 통제는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언론통제 수단이다.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이 자행한 검열, 보도지침 하달, 언론사주와 언론인 회유·협박·폭행, 강제해직, 언론사 통폐합 등이 대표적이다. 두 정권의 언론 통제 사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예를 들면 이렇다. 군사정권 시절 국방부 출입기자는 ‘3실 출입기자’로 불렸다. 기자실, 대변인실, 화장실만 들락거릴 뿐 다른 방에는 취재하러 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국방부는 비밀을 다루는 곳이 많아 기자 출입을 제한한 부서가 수두룩하지만 당시에는 정권 차원에서 취재를 원천봉쇄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쓰면 이튿날 출입처에 나오는 해당 기자를 정문에서 연행해 치도곤을 놓았다고 한다.

정부는 언론에 경제적 특혜나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으로부터 비난받을 정치적 통제보다는 경제적 통제를 활용한다. 언론사 세무사찰, 소유지분이나 시장 점유율 제한, 광고주에 의한 통제 등이 있다. 독과점 묵인, 매체 구독, 정부 광고 배정, 세제 혜택 등 당근을 주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주화된 정권도 직간접적으로 언론을 통제했다. 언론과 대립각을 세운 노무현 정부는 브리핑제 도입, 사무실 방문취재 금지, 취재원 실명제, 취재에 응한 공무원의 사후보고 등 조치를 취했다. 기자가 개인적으로 취재원과 만나는 것을 사실상 봉쇄한 셈이다. 국민의 알 권리와 취재 자유를 제한한 조치라는 지적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최근 광둥(廣東)성 선전 당국의 검열에 반발해 기자들이 파업을 벌인 중국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 사건과 남방주말 기자들을 비판하는 사설을 실으라는 당국의 요구를 거부한 신경보(新京報) 사건은 정치적 통제에 해당된다. 남방주말 사건을 촉발시킨 당 선전부장을 경질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외신은 “이런 결과가 사실이라면 남방주말 기자들의 승리이자 언론자유의 이정표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남방주말은 미국의 앞잡이”라고 비판하는 중국인들이 있고, 당국의 검열 의지가 워낙 강해 중국의 언론자유는 요원해 보인다. 언론자유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처럼 1당 독재체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선진국이라고 언론을 통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독일에서만 중대한 언론자유 침해 사례가 두 건 발생했다. 독일 연립정부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기독교사회당 대변인이 공영방송사에 전화해 야당의 지구당 전당대회를 보도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보도할 경우 문제를 삼겠다고 위협했다. 또 크리스티안 불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자신의 특혜성 사채 대출 사건을 보도하려는 일간지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하면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는 결국 사퇴하고 말았다.

언론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정부를 비판·감시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언론 기능을 약화시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언론의 건전한 비판과 건설적인 대안은 적극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명심해야 할 일이다.

염성덕 논설위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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