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덕 커미셔너·김수자 설치작가의 베니스비엔날레 구상… “보따리 개념으로 한국관 싸고 풀어낼 것” 기사의 사진

“한국관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보따리로 변모시키는 방향으로 풀어나갈 겁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6월 1일 개막하는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김승덕(59) 커미셔너와 ‘보따리 작가’로 유명한 김수자(56) 설치미술가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시 계획 등을 설명했다.

김 커미셔너는 “한국관의 특징과 건축 구조를 전시의 주요한 방향으로 채택했다”며 “공간 자체를 작품으로 인식하고 그런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작가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베니스비엔날레의 각국 전시장 가운데 바다가 보이는 쪽에 위치한 한국관은 유리, 철조, 나무 등 다양한 건축자재와 굴곡진 벽면 등으로 이뤄져 작품 설치가 쉽지 않은 공간으로 인식돼왔다.

김 커미셔너는 한국관 단독으로 김 작가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국제전 경험이 많고 내가 제시한 조건에 맞는 전시를 풀어내는 역량을 가진 작가로 판단했다”며 “작가와의 오랜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이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소리, 빛, 색채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한국관을 찾는 관람객이 자신의 몸으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 작품의 키워드인 ‘보따리’ 개념으로 전시장을 싸고 다시 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집적된 보따리의 문맥을 총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 나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예술위는 이번 전시가 한국관 건물의 특징을 살리는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개막을 앞두고 한국관에 대한 전반적인 보수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2009년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역임한 마시밀리아노 지오니가 총감독을 맡아 11월 말까지 열린다.

김 작가는 대구에서 태어나 홍익대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1984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그는 평면뿐 아니라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미국과 프랑스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1997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보따리 꾸러미 꼭대기에 앉아 전국의 마을과 도시를 따라 트럭과 함께한 11일간의 여정을 담은 영상작품 ‘떠도는 도시들:보따리 트럭 2727㎞’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세계 주요 전시에 참여해왔다. 1999년과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돼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에 한국관 대표작가로 다시 참가하게 됐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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