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곤 칼럼] 박근혜시대 진입로에서 (2) 기사의 사진

“감성지능이 결여된 경쟁자를 경계하라. 그게 없으면 다른 자질도 재가 되고 말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곧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리고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게 된다. ‘박정희의 딸’이라는 점이 자주 부각되지만 박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그 후광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두 번이나 소속 정당을 폐문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박다르크’라는 별칭을 그래서 얻었다. 정치인, 정당인으로서의 탁월한 리더십을 입증한 것이다.

‘대통령 박근혜’도 성공한 리더가 되리라고 믿는다. 흔들림 없는 신조,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 확고한 신의가 바탕이 되어 있다는 것이 리더로서의 큰 장점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박 당선인이 신(信)을 중시한다는 데서 위안을 받게 된다. 새 정부는 약속을 잘 지키고, 변덕부리는 일이 없을 것 같아서다.

그러면서도 불안한 측면이 아주 없지는 않다.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해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지레짐작 때문이다. 더욱이 조직 장악력이 남다르기 때문에 ‘일사불란, 오직 대통령의 뜻에 따라간다’는 분위기가 청와대와 정부 안에 팽배할 개연성이 있다.

사실 이는 역대 대통령 모두에 해당되는 말이다. 청와대 안에, 그러니까 대통령 주변에 예스맨들만 두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코드인사’를 한다고 해서 말이 많았지만, 그건 참여정부가 내놓고 ‘코드’라는 것을 떠들어서 불거졌던 것이지, 속을 들여다보면 대개는 비슷했다.

국정운영 과정이 편향되거나 왜곡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시키는 대로, 눈치껏 하는 게 가장 쉽다. 당장에는 총애를 받고, 나중에 문제가 드러나면 그 책임을 윗사람에게 몽땅 넘겨 버리면 되니까. 말을 잘 듣는 사람은 권한과 함께 책임까지도 위로 넘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

야당이나 언론이 반대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이럴 경우 대개는 대결적 관점에서 파악하게 되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다. 오히려 대통령의 투지만 키워놓을 뿐이다. 옛날 왕조시대에도 간관은 왕의 턱밑에 있었다. ‘아니요’라는 말은 안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임을 강조했듯이 모성성의 발휘 또한 아주 소망스럽다. ‘다정다감’이야말로 여성의, 어머니의 상징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힐링(healing)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치유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의사 이전에 어머니다. 보살핌이라는 의미에서의 nursing이 주는 느낌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말인데 healing leadership, nursing leadership을 발휘해주기를 기대한다. 국민 대다수가 마음의 치유, 보살핌, 다독임을 원한다. 누구에겐가 위로 위안을 받고 싶어 하는 국민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박 당선인이 유념해주기를 바란다.

프레드 그린슈타인은 대통령의 업적과 관련이 있는 자질로서 대중과의 소통자로서의 효과성, 조직능력, 정치력, 통찰력, 인지유형 그리고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들었다. 그러고는 이렇게 결론을 짓는다. “감성지능이 결여된 대통령 후보를 경계하라. 그게 없으면 나머지 자질들 모두는 재가 되어 버릴 것이다.”

감성이 풍부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고, 국민에 대한 사랑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리더, 그런 리더의 모습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보여준다면 국민도 모처럼 마음 편히 웃을 수 있을 텐데…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다른 이야기 하나 덧붙이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에 대해서다. 그는 재검표(수개표) 요구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런 요구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소송을 제기할 상황도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표 당일 밤에 패배를 인정하고 박 당선인에게 축하인사를 보냈다. 아마 해단식 때였다고 기억되는데, 국민이 박 당선인에게 성원을 보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당당한 경쟁, 아름다운 승복’이야말로 대의민주정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이진곤 논설고문·경희대 객원교수 jing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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