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주대준] 국민행복시대의 대통령경호 기사의 사진

선진 대통령 경호개념은 대통령 신변의 절대 안전 확보와 아울러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갈 수 있는 국민 친화적인 경호 즉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기억 속에 정부가 바뀌는 초창기에는 과도할 정도의 강압적 경호로 인해 직전 정부에서 느끼지 못했던 불편을 경험한 사례가 허다하다. 갑자기 주행하던 차선이 통제되어 몇 십분 동안 꼼짝하지도 못하고 도로에 갇혀 있거나, 생업에 지장을 느낄 정도로 통제하고, 심지어 휴대전화 통화까지 안 되는 불편을 감내한 적도 있었다.

국민 대통합을 지향하는 새 정부에서는 기존의 경호 패러다임을 넘어 세계 10대 경제대국다운 ‘선진 과학화된 경호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경호실장 발굴과정에서부터 사전 검증을 엄격히 하여 ‘국민행복시대’에 걸맞은 적임자를 선발, 임명할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는 6공부터 현 정부 1년차까지 20여 년간 다섯 분의 대통령을 모시며 대통령 경호실에 몸담았던 전직 경호차장으로, 인수위와 차기 경호실장 발굴위원회에 ‘경호실장’ 선임에 대하여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어떤 형태의 테러위협이나 공격으로부터 대통령 안전을 절대 보장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 경호시스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비전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물이어야 한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대한민국 경호시스템은 ‘경호 과학화’를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경호원 수준도 향상되었다. 다만 경호실장 한 사람을 잘못 임명함으로 인해 경호환경의 변화 패러다임을 감지하지 못하고, 마치 과거 군사정권 시절 경호로 회귀하는 듯한 퇴보로 인해 국민생업에 불편을 주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통령 신변 절대 안전 확보’라는 위압적 논리로 대통령을 ‘경호 함정’에 가두거나 국민 불편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선진 경호모델로 평가받는 미국 대통령 경호시스템을 우리 환경에 맞게 창조적 벤치마킹과 과거 경호 실패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대통령이 마음 놓고 민심현장을 누비는 ‘국민 친화적 경호과학화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경호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소통과 감성 리더십’을 겸비해야 한다. 경호원은 자기 생명을 담보로 대통령을 경호하는 희생과 충성심이 본능적으로 가슴 속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이러한 경호원의 생리를 이해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현장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경호실장의 인간적 배려와 신뢰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과 비례한다.

셋째, 청와대 비서관 및 각 부처 장관들과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는 ‘화합형 리더’이어야 한다. 24시간 대통령 안위를 책임진 경호실장의 권한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강하다.

넷째, 청와대 조직개편과 관련해 장기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는 사항이다. 대통령 경호의 특성상 경호조직의 확대, 축소를 논하기에 앞서 독립조직으로 원상 복구시켜야 한다. 창립 이후 47년 동안 독립조직으로 발전해 온 경호실을 5년 전 이맘때 경호의 특성을 전혀 알지 못하는 당선인 측근 몇 사람에 의해 대통령실 경호처로 개편하였다.

그 결과는 4년 후 ‘내곡동 대통령 사저부지 매입 사건’이란 이해할 수 없는 초유의 사건을 야기했고, 이로 인한 특검 등 국정혼란과 소모적 논쟁이 얼마나 많았는가! 대통령실장의 직무상 경호조직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근본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조직을 통제하도록 개편한 것이 결국 비효율적인 낭비요인만 초래했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여 년 동안 네 번의 정부가 교체되는 동안 독립조직의 경호실에서는 단 한 건의 사소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세밀하게 언급할 수 없으나 경호의 메커니즘과 대통령경호의 순기능을 건전하게 잘 활용하면, 대통령측근 비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와 견제역할도 할 수 있음을 귀띔해 주고 싶다.

주대준 KAIST 부총장 (前 대통령경호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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