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만 칼럼] 일찍 탈 난 4대강 사업 기사의 사진

“문제는 심각하나 이를 무익한 것으로만 판단해서는 곤란…물은 새로운 석유다”

지난 17일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 정부 최대의 치적으로 여겨왔던 4대강 사업이 대형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결과 발표 직후 1차적으로 정부와 감사원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는 서막에 불과하다. 앞으로 길고 복잡한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감사원의 지적은 애당초 보에 대한 설계가 부적절해 현재 거의 모든 보에 심각한 안전성의 문제가 있고, 앞으로 계속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보를 유지 관리하는 데 엄청난 돈이 계속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 사업의 순손실은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당장 원래 설계대로 시공되지 않아 홍수방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은 16개 보 가운데 14개 보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결국은 보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의 보강공사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문제가 반복되고 있고, 보로 가로막혀 있는 이상 반복되는 수질 오염사태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복원의 시작은 보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여름이 되면 녹조 문제도 다시 시끄러워질 것이다. 지난해 팔당호와 낙동강에 많이 발생한 녹조에 대해 환경부는 물의 체류시간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환경부의 문건 ‘08 조류예보제 시행계획’은 “녹조현상은 물의 흐름이 완만해지면서 나타나고 30일 이상의 체류호소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마다 추가적인 준설이 필요하고 교각 보강공사 등 추가 비용이 필요하며, 또 침식에 따른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 공사 과정의 불합리한 업무 처리까지 포함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게 된다.

이 같은 논란은 4대강 사업이 급조된 데다 공론화 과정이 거의 없이 인공치수를 추진한 데서 기인하고 있다. 제방을 쌓아 물길을 조절한다는 생각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 성공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오스트리아의 경제산림학자 빅터 샤우버거(1885∼1958)는 2차대전 후 독일 라인강의 예를 통해 구부러진 강을 똑바로 다듬고 사다리꼴 수로를 내는 인공 수리는 시일이 지나면 오히려 구불구불한 사행천(蛇行川)보다 유속이 느려지고 강바닥에는 침전물이 계속 쌓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난 2010년 9월 서울을 방문했던 독일의 하천 전문가 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사업이 라인강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위적인 댐 건설과 준설 등의 하천 관리는 자연 상태보다 더 큰 홍수 피해를 초래한다”며 “독일은 과거 댐 건설과 하천 직선화 등 라인강 정비사업 이후 오히려 홍수 피해가 심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 같은 경고에 주의한 흔적은 별로 없다. 한반도 대운하 정책을 폐기하고 4대강 사업으로 방향을 바꾼 이후 시일에 쫓기듯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현재 이 대형 문제의 해법은 뾰족한 것이 없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현 정권에서 재조사를 벌인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고, 문제가 있다고 보의 폐지를 요구하는 것도 성급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인다. 감사원 조사 결과 문제가 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이상 전문가들의 정밀한 조사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22조원의 사업비를 강물에 떠내려보낸 것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일찍 탈 난 것을 다행으로 여겨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물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27일 폐막된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아랍의 봄’을 예견했던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관계대학원 발리 나스르 원장은 앞으로 몇 년 내에 여러 나라가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물은 새로운 석유”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있다고 4대강 사업을 무익한 것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다.

편집인 soo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