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의 풍경-‘레베카’] 두 가지 사랑이 빚어낸 긴장감 기사의 사진

뮤지컬 ‘레베카’에는 두 종류의 사랑이 나온다. 하나는 주인공 막심 드 윈터와 ‘나’(임혜영·사진 오른쪽)의 순수한 사랑이다. 또 하나는 죽은 전(前) 주인 레베카를 향한 댄버스 부인(옥주현·왼쪽)의 맹목적인 충성이다. ‘레베카’는 이 두 가지 사랑이 부딪치며 발생하는 팽팽한 긴장감을 스릴러로 풀었다. 영국 여성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1938년)이 원작으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1940년)로도 만들어졌다. 뮤지컬은 200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처음 무대에 올려졌다.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방황하던 막심은 새로운 사랑 ‘나’를 만난다. 새 안주인이 되어 저택에 들어간 나에게 댄버스는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낸다. 폭풍우가 치는 밤, 열어놓은 창문으로 방 안까지 들어온 바람, 거세게 휘날리는 보라색 커튼. 검정색 옷을 입은 싸늘한 표정의 댄버스 부인이 캄캄한 바다를 바라보며 주제곡 ‘레베카’를 부른다.

“레베카/ 지금 어디 있든/ 멈출 수 없는 심장소리 들려와/ 바람이 부르는 그 노래// 레베카/ 나의 레베카/ 돌아와 안개의 성/ 맨덜리로.” 풍부한 성량이 돋보이는 옥주현의 목소리는 소름 끼칠 정도로 오싹한 무대를 선사한다. 3월 31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한승주 문화생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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