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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5년 교육정책 평가] (중) 고교다양화

[이명박 정부 5년 교육정책 평가] (중) 고교다양화 기사의 사진

자사고·자공고 위주의 편중 정책, 일반고 위축 불러

고교다양화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가 출발점이었다. 공약은 자율형사립고 100개, 기숙형고 150개, 마이스터고 50개를 지원·육성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고 교육의 다양화·특성화를 달성하겠다는 취지였다. 고교다양화는 대입전형 다양화와 선취업후진학 등 다른 정책들과 맞물리며 고교뿐 아니라 초등·중학교까지 큰 변화를 불러왔다.

◇고교다양화의 명과 암=고교다양화로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등 기존 고교 분류에 자율고가 추가됐다. ‘MB표 학교’인 자율형사립고 정책에는 자율형공립고까지 추가돼 자율고 정책으로 확대됐다. 일반고 범주에 기숙형고, 특목고에 마이스터고도 각각 추가됐다. 5일 현재 기숙형고 150개, 마이스터고 28개, 자사고 49개, 자공고 116개가 운영 중이다.

자율고와 관련해 교육 당국이 내세우는 성과는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 확대와 만족도 향상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자율형 사립고의 학습의 질과 교사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5점 이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학업성취도 역시 향상됐다.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토대로 한 ‘고교 유형별 향상도’에 따르면 자사고는 1.18% 포인트, 자공고는 0.05% 포인트 성적이 향상된 반면 일반고 0.02% 포인트, 특목고 0.53% 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향상도 우수 100개 학교 가운데 자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로 특목고 4.2%보다 배 이상 높았다. 사학재단의 교육 투자 확대 역시 성과로 꼽힌다.

일반계고의 위축은 어두운 면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과학고, 외고 등 특목고로 빠지는 상황에서 중학교 내신 50% 이상 학생들은 자율고행을 선택한다. 일찌감치 진로를 정한 학생은 마이스터고로 가버린다. 한 일반계고 교사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사기가 저하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교들이 유형별로 서열화되면서 사실상 고교 입시가 부활했다. 사교육의 저연령화도 부추겼다. 이명박 정권 이전에도 특목고 열풍으로 초등학생까지 선행학습이 성행했었다. 과거에는 서울 강남·목동 등 일부 사교육 성행 지역의 얘기로 국한됐었다. 그러나 자율고의 등장으로 전방위로 확대된 측면이 있다.

박진훈 고려대부속고등학교 생활지도부장은 “고교다양화 정책은 교육을 지나치게 자본주의적 논리로 접근한 정책”이라며 “대입 전형 다변화와 맞물리면서 변수가 지나치게 많아졌고 이로 인해 사교육이 초등학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모든 제도는 현장에 뿌리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문제가 있다고) 제도 자체를 흔들기보다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가야 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된다”고 말했다.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교과부는 자사고 정책을 자공고로 전환했다. 당초 100개 자사고를 목표로 했지만 50개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다. 자사고를 운영할 정도로 탄탄한 재정을 갖춘 재단이 많지 않다는 게 교과부의 해명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사고가 3배의 등록금을 받으면서도 입시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 지원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지난해 3개 자사고가 간판을 내리고 일반고로 돌아갔다. 주먹구구 정책이었다는 점을 반증하는 예다.

전문가들은 고교다양화의 방향에는 동의한다. 다만 현재와 같은 수직적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고교는 진학계와 직업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진학계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상위에, 직업계는 마이스터고가 위에 있다. 나머지 일반고와 특성화고는 바닥을 차지하는 등 위계화돼 있다. 이런 위계질서 속에서는 사교육만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고교다양화 정책을 제대로 하려면 일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데 평준화에 묶이고 문·이과 프레임과 국·영·수 위주의 교육에 갇혀 두루뭉술하게 실험을 했다”면서 “중학교 과정을 반복 심화하는 수준의 고교 교육에서 탈피해 진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해야 제대로 된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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