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재익] 주택정책 개념정리부터 해야 기사의 사진

주택거래 시 부과되는 취득세의 감면기간이 6개월 연장되었다. 주택거래의 활성화에는 보탬이 되겠지만 부동산시장의 활기를 되찾기에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주택경기의 침체가 구조적인 문제이지 취득세 부담과 같은 지엽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급격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주택수요의 기본단위인 가구구조부터 ‘4인가족기준’이라는 가구수 기준이 고령화와 만혼 등으로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2.6명으로 급감했다. 이것은 큰 집보다 적당한 크기의 주택을 선호토록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주택보급률 100% 상회, 부동산투자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에코세대의 상대적 주택구입능력 저하 등 부동산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수요 감소 및 공급 증가는 필연적으로 가격하락을 초래한다. 그런데 면밀히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모든 주택과 도시의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다. 일부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소형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또 주택보급률은 높아졌지만 무주택서민의 주거불안이 크게 해소된 것은 아니다. 주택가격의 전반적 하락추세 속에서도 급증하고 있는 전월세가격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그러므로 주택시장은 대내외의 변화를 수용하면서 조정 중에 있으며 주거안정정책의 필요성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관련업계에서는 취득세 감면 혜택뿐만 아니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DTI규제완화 등 종합적 정부대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책들의 속성은 주택정책의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투기 친화적 수단이든 무주택자의 주거불안을 더욱 심화시키든 상관 말라는 주문이기 때문이다.

원칙 없는 극약처방식 주택정책은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새 정부 출발을 맞이하여 주택정책은 최소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본적인 개념을 정리한 후 선순환구조로 유도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시장기능과 정부기능을 명확히 구분하고 개입수준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주택 및 부동산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여 왔다. 열탕과 냉탕이 반복되는 시장개입이 상시화됨에 따라 모든 문제가 정부의 탓이 되었고 또 그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 놓아야만 하는 악순환을 거듭하여 왔다. 앞으로는 주택시장의 자율적 조정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기능의 시장개입은 적정수준을 지켜야 할 것이다.

둘째, 주택정책을 산업정책과 구분하여야 할 것이다. 가계부채, 깡통주택, 하우스푸어 등의 문제들은 주택문제를 부동산업, 건설업, 금융업 등 산업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 주택문제를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을 근본목적으로 하는 주택정책의 관점에서 본 것은 아니다. 관점의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주택문제를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활성화가 지상과제이고 주택정책적 관점에서 보면 주거안정이 지상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부동산경기 활성화정책을 대표적 주택정책으로 포장해서도 안 되며, 주택정책으로 경기를 조절하려는 시도도 우리 경제구조와 어울리지 않는 발상이다.

마지막으로 주택정책 수립 시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를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시장상황이 정반대라면 촉진책이건 안정책이건 어느 한쪽에 대해서는 역주행이 된다. 이 차이는 반드시 고려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제 주택정책은 수도권공화국의 개념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특히 세종시를 비롯한 정부기능의 지방이전, 혁신도시로 대표되는 공기업의 지방이전 등 지방주택시장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듯이 새 정부가 주택정책도 새 부대에 담기 바란다.

김재익(계명대 교수·도시계획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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